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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 기호면식(嗜好麵食)- 밀가루 음식을 즐겨 좋아하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09-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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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사람들은 쌀 중심의 밥을 주식으로 하고 가끔 밀가루 음식을 먹는데, 중국 사람들은 밀가루 음식을 주식으로 하는 지방이 많다. 양자강(揚子江) 이남 사람들은 주로 쌀을 먹고, 양자강 이북 사람들은 주로 밀을 먹는다. 북경 사람들은 거의 밥을 먹지 않고 국수, 만두, 빵 등을 주식으로 한다.

    ‘면(麵)’은 본래 ‘밀가루’라는 뜻인데, 밀가루로 만든 대표적인 음식이 국수이기 때문에 근래에 다시 ‘국수’라는 뜻도 생겼다. 국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옛날 국수, 짜장면, 우동, 짬뽕 등이 위주고, 요즈음 각종 라면이 많이 개발되어 다양하다. 라면도 한자 말로서 원래는 ‘랍면(拉麵)’이다. ‘잡아당겨서 만든 국수’라는 뜻이다.

    중국은 국수 종류가 더욱 다양하여 라면을 제외하고도 필자가 아는 것만 해도 약 200종은 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중에 가장 맛있는 것으로는 짜장면을 들 수 있다. 짜장면은 한자로 ‘작장면(炸醬麵)’이다. ‘장에 튀긴 국수’라는 뜻이다. 짜장면의 장은 우리나라에서 ‘춘장’이라고 하는데, ‘첨장(甛醬)’이 잘못 변한 말이다.

    필자가 고등학교 때 처음 짜장면을 먹어보고 “이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었다.

    고향 선배 가운데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판사가 된 분이 있다. 서울 사람과 결혼을 해 살림을 차리고 살았다. 언젠가 시골의 어머니가 다니러 갔다. 서울 구경도 할 겸 오래 쉬었다 오기로 계획하고 갔다. 하루는 며느리가 밥을 차려주어 먹고 있었다. 그때 마침 며느리의 친정어머니도 방문하였는데, 숙덕숙덕하더니 자기들은 무엇을 배달시켜서 먹는데, 너무나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난 시어머니는 인상이 영 안 좋아지더니 갑자기 시골로 내려가겠다고 했다. 며느리가 만류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서울역에 모시고 가서 차를 태워드리고 왔다.

    며느리도 영 마음이 안 좋은데, 저녁에 남편이 돌아와 “어머니는?”하고 물었다. “고향으로 가셨습니다.”, “왜요?”, “모르겠습니다. 몸이 안 좋다고 하던데요.” “말려야지요.”, “말려도 안 됩디다.” 남편도 마음이 안 좋았다.

    고향에 돌아온 어머니에게 큰아들이 “왜 벌써 오셨습니까?” 묻자 “몰라? 내가 다시 서울 그 애 집에 가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데, 무슨 엄청난 모욕을 당한 듯한 인상이었다.

    큰아들이 며칠 노력해서 알아낸 이유는, “아주 맛있는 음식을 사서 며느리하고 친정어머니하고만 먹고, 나는 시골서 왔다고 무시하고 먹어보란 소리도 안 하더라”는 것이었다. 큰아들까지도 오해에 가세해, 작은 아들이 오해를 푸는 데 몇 년 걸렸다.

    정작 중국에는 우리나라 짜장면 같은 것이 없다. 꼭 먹으려고 하면 한국 사람이 하는 중국집에 가야 한다. 아무튼 맛있는 음식이다.

    *嗜 : 즐길 기. *好 : 좋아할 호.

    *麵 : 밀가루 면. *食 : 먹을 식.

    동방한학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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