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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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꼼수·정규직 전환 차별·휴게시간 갈등… 비정규직 노동자 더 서럽다

도내 사업장 곳곳서 고통·설움 받아
최저임금 맞추려 기본급에 수당 포함

  • 기사입력 : 2018-09-1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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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같은 라인에서 똑같은 일을 똑같은 시간 동안 하는데 월급은 왜 똑같지 않은 걸까요?”

    경남도내 사업장 곳곳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와 정규직 직원들과의 차별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12일 정오께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차별 철폐 집회를 갖고 있던 금속노조 마창지역금속지회 김수연 지회장은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A사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난달 말부터 매주 세 차례 아침 7시에 이 회사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30여명과 함께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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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정오께 창원시 성산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 지회장은 “이 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받는 기본급이 103만원이다. 지난해보다 최저임금은 올랐는데 기본급은 올리지 않은 채 그동안 주던 상여금을 ‘상여수당’이란 명목으로 바꿔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명목상으로 최저임금을 겨우 맞추는 꼼수를 부린다”며 “정규직은 근속수당, 조합원수당을 받지만 비정규직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돈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뿐 아니라 ‘정규직 전환’ 기회에서도 차별은 존재한다. 김 지회장은 “이 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 98명 중 53명만이 ‘3급’이라는 직급의 정규직이 됐다”며 “노동자가 무슨 소도 아니고 왜 급수를 매기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마저도 명확한 기준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차별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제 한 조선업체의 19개 사내식당에서 일하는 B푸드 노동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시간당 1060원 인상됐지만 사측에서 그동안 상여금 대신 월 30만~40만원 지급하던 ‘부가급여’를 기본급에 포함시키고, 토요일 유급을 무급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실질임금 인상 없이 계산상 시급만 올라가게 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을 피해간 것이라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빼앗긴 임금 인상과 토요일 유급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1일 거제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6시간 경고파업을 벌였고, 13일까지 진행할 단체교섭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오는 14일 2차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수당의 기본급화’ 외에 다른 방식으로 서러움을 겪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있다.

    창원 C요양병원 소속 요양보호사들은 ‘일은 9시간, 임금은 5시간! 일한 만큼 달라는데 돌아온 건 해고’라는 피켓을 들고 지난달 말부터 매일 아침 병원 앞에서 ‘출근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병원장이 바뀐 이후 기존의 고용근로합의서를 놓고 노사 갈등이 장기화된 이후 촉탁 전환을 놓고 갈등이 격화됐고,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요양보호사 2명은 각각 해고와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울경본부 관계자는 “3교대로 요양보호사들이 휴게시간을 포함해 9시간 체제로 근무하고 있는데, 야간 근무자를 예로 들면 휴게시간을 3시간 주고 임금은 5시간밖에 안 주고 있다”며 “환자가 필요로 하면 바로 달려가야 하는 시간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일하는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가진 비정규직 차별 철폐 결의대회에서, 노동법 재개정을 통한 노조할 권리와 비정규직 노동기본권 전면보장 등을 정부와 여당에 촉구했다.

    글·사진=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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