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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가난- 이상권 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09-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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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이 싸움이다’는 속담이 있다. 가난하면 작은 이해를 놓고도 불화가 생긴다는 의미다. 넉넉하지 못한 생활은 인생에서 부딪히는 가장 큰 위기인 동시에 극복하기 힘든 장애물 중 하나다. 재화 부족은 운신의 폭을 좁히고 인생의 궤도를 수정한다. 상대와 이해에 맞서 갈등을 빚는 매개다. 과거와 비교하면 끼니 걱정은 상당 수준 덜었지만 극심한 양극화에 따른 상대적 빈곤 체감도는 더 심화하고 있다.

    ▼가난을 의미하는 ‘푸어(poor)’를 응용한 신조어가 넘친다.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나기 힘든 ‘워킹푸어(working poor)’는 비싼 전셋값을 감당하느라 빚에 허덕이는 ‘렌트푸어(rent Poor)’, 사교육비 대느라 소비 여력이 없는 ‘에듀푸어(education poor)’ 등 부수적 ‘빈곤 세트’를 동반한다. 이는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궁핍한 생활을 하는 ‘스튜던트푸어(student poor)’로 대(代)를 잇는 악순환의 사이클을 형성한다.

    ▼희망은 쪼그라들고 부의 축적 정도가 성공 바로미터인 사회 구조가 고착화했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한다는 대명제는 화석이 되고, 집 한 채 마련이 인생의 큰 목표인 역설적 삶을 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주거실태를 보면 국민의 40% 정도는 남의 집에서 산다. 집값 비싸다는 서울 가운데서도 서초구는 20년 치, 강남구는 18년 치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내집 마련이 가능한 게 거짓 같은 현실이다.

    ▼순자산 440억달러(약 49조원)로 중국 최대 부호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얘기할 때마다 근검절약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설립한 창업사관학교 강연 때 낡은 부셰(布鞋) 신발을 신었다. 서민이 신던 헝겊 신발의 헤진 밑창이 검소함의 상징이 됐다. 중국인이 절약을 강조할 때 곧잘 인용하는 문구가 있다. ‘성공은 근검에서 나왔고 실패는 사치에서 나왔다(成由勤儉敗由奢)’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던가.

    이상권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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