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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추석 명절과 전통시장- 권영학(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 기사입력 : 2018-09-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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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온다.

    며칠 있으면 제수용품이나 가족친지 선물 구입, 귀성 준비 등으로 명절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통시장의 상인들은 추석이 다가와도 예전과 같은 명절 대목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예전에는 추석명절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전통시장이 아니었나 싶다. 당시 어려웠던 시절이었음에도 추석이 다가오면 전통시장은 방앗간, 옷가게, 생선가게 등 어느 가게를 불문하고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대목을 만난 상인들의 얼굴에도 홍조가 가득했고, 아주머니와 상인의 가격흥정으로 요란하고 시끌벅적하기 이를 데 없었다.

    최근 전통시장은 옛 명성을 잃어 가고 있다.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SSM) 등 새로운 유통업체의 등장과 온라인 구매의 폭발적 증가 등으로 지금은 옛날과 같은 전통시장의 명성은 사라져 버리고, 명절 대목인지 아닌지 구별이 되지 않는 전통시장 풍경에 상인들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 정책을 주관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고민도 갈수록 깊다.

    전통시장의 부활을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고객들이 전통시장을 기피하는 점을 상인회와 상인들이 과감하게 고쳐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고객들이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 이유를 조사해 보면 카드결제, 주차, 반품 불편, 불친절, 위생 및 소방안전 불안 등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혁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행히 몇몇 전통시장에서는 상인회와 청년상인들이 중심이 되어 고객들이 불편했던 사항들을 개선함으로써 주말에 젊은 층의 방문이 늘어가고 있다.

    아울러 전통시장만의 ‘살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를 만들어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문화관광형시장 조성 등 특성화 사업과 고객편의 시설과 환경개선 및 주차장 확보 등 시설현대화사업, 배송지원사업, 상인대학 운영 등 다각적인 면으로 전통시장 선진화를 추진해 가고 있고, 전통시장의 매출 확대를 위해 온누리상품권의 판매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다.

    우리에게 전통시장은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만 유통되는 곳이 아니라 이웃과 만나서 인정과 문화를 교류하고, 삶의 애환과 사람 살아가는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역사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던 만큼 다시 한 번 인정과 문화가 숨 쉬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시장상인, 정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우리 청에서는 각 시·군을 비롯한 지역의 유관기관, 단체와 함께 ‘전통시장 가족 방문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하게 될 것이며, 유관기관 및 단체별로 가족시장을 맺어주고 직원이나 가족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 경품제공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전통시장이 요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지역의 유관기관, 단체, 시민들이 가족친지를 방문하는 것처럼 자주 간다면 부활의 기폭제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지역의 기관, 단체, 시민들의 호응을 보면 아직도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게 퇴색하지 않았기에 좀 더 친절하고 신뢰받는 전통시장으로 변모한다면 얼마든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권영학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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