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추석 극장가 한국영화 4파전

  • 기사입력 : 2018-09-21 07:00:00
  •   


  • 관객 1232만명을 동원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913만명을 관람한 ‘관상’, 750만명 관객을 돌파한 ‘밀정’.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추석 연휴에 개봉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는 점이다.  추석은 극장가의 최대 성수기로 손꼽힌다. 배급사들이 연휴에 맞춰 공들인 대작들을 내놓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국영화들의 패권 다툼이 치열하다. 장르도, 주제도 각양각색인 이 영화들은 최신 한국영화의 트렌드를 한눈에 보여준다. 천만 관객에 도전하는 추석 연휴 극장 영화들을 소개한다.


    메인이미지

    ▲영화 '명당'… 아름다운 영상미가 재미 더하는 ‘팩션 사극’

    영화 ‘명당’은 소재인 땅처럼 묵직한 영화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단단함을 보여준다. 영화는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리고 있다. 특히 ‘관상’(2013), ‘궁합’(2018)을 제작한 제작사의 역학 시리즈 3개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하는 명당은 흥선대원군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2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남연군의 묘를 이장했다는 실제 역사 기록에 허구를 더한 팩션 사극이다. 역학을 소재로 한 권력 쟁탈전을 이야기의 뼈대로 한다는 점에서 영화 ‘관상’과 비슷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특히 이야기의 뼈대와 천재적인 역학 능력을 가진 주인공, 권력욕에 휩싸인 이들의 갈등 등 캐릭터들도 어디선가 본 듯하다. 영화 막바지에 욕망에 의해 뒤집히는 흥선(지성)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그 난관을 뛰어넘는다. 흥선이 2대 천자가 난다는 천하제일의 명당 앞에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순간 갈등 구조가 뒤바뀌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12년을 준비한 만큼 전국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이 화면을 채우는데, 한국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가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사극·드라마/126분/12세 관람가

    ▶감독: 박희곤, 출연: 조승우, 지성, 김성균


    메인이미지

    ▲영화 '안시성'… 압도적 전투 액션 일품인 ‘사극 블록버스터’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영화 ‘안시성’이 추석 대전 승기를 잡았다. 개봉 첫날인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관객 수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한발 앞서 가는 모양새다.

    올해 추석 개봉작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사극 액션 블록버스터로 제작비가 220억원에 달한다. 배우들도 쟁쟁하다. 주인공인 양만춘 장군 역을 맡은 조인성을 필두로 그와 함께 안시성을 지키는 인물로 남주혁, 배성우, 박병은, 오대환, 엄태구, 김설현이 나온다. 안시성을 뺏으려는 당태종 이세민 역을 맡은 박성웅의 열연도 눈에 띈다. 감독의 상상력과 젊은 배우들이 패기 있는 연기로 ‘젊은 사극’을 선보인다. 특히 이 작품은 한국 사극 영화에서 충분히 탐구되지 않은 고구려를 무대로 트렌디하고 활력 넘치는 액션과 스토리가 볼 만하다.

    실제 전투 현장을 관전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에 많이 쓰이는 장비인 로봇암과 스포츠 중계에 많이 쓰이는 스카이워커 등의 최첨단 장비를 활용했다. 덕분에 압도적인 전투 액션의 스케일을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드라마적 요소도 가미해 몰입감을 높인다. 온 가족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오락영화라는 점과 한국 영화 사상 유례없는 스케일과 스펙터클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며 치열한 흥행 대격전지에서 마지막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극·액션/135분/12세 관람가

    ▶감독: 김광식, 출연: 조인성, 박성웅, 남주혁, 배성우


    메인이미지

    ▲영화 '협상'… 믿고 보는 손예진·현빈 숨막히는 두뇌싸움

    그동안 제대로 다뤄진 적 없는 경찰청 위기협상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서울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의 베테랑인 하채윤(손예진)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무기밀매상 민태구(현빈)의 인질극을 상대하는 12시간의 숨 막히는 상황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대한민국 최고 협상가 하채윤은 긴급 투입된 현장에서 인질과 인질범 모두 사망하는 사건을 겪고 충격을 받는다. 그로부터 열흘 뒤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는 태국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를 납치하고 하채윤을 협상 대상으로 부른다. 하채윤은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민태구의 정보를 구하며 협상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민태구가 부른 사람들을 통해 왜 자신이 불렸는지 알게 된다.

    믿고 보는 손예진, 현빈 두 배우의 비주얼과 연기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전개에 힘을 보탠다. 처음 악역에 도전한 현빈은 인질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천연덕스럽게 농담을 하다가도 악랄하게 돌변하고 손예진은 동요하는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다. 한방이 없는 다소 지루한 스토리는 아쉽지만 한국 영화 최초로 협상을 소재로 삼고,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은 강점이다. 또 사극이 많은 추석 극장가에서 현대극이라는 점도 관객들에게 어필할 만하다.

    ▶범죄/114분/15세 관람가

    ▶감독: 이종석, 출연: 현빈, 손예진, 김상호, 장영남


    메인이미지

    ▲영화 '원더풀 고스트'… ‘사랑과 영혼’에 단짠단짠 소스 뿌린 코미디

    원더풀 고스트는 ‘사랑과 영혼’을 오마주한 범죄 코미디 영화다. 충남 홍성 한 파출소에 근무하는 순경 ‘태진’(김영광)은 순찰 중 밀입국 현장을 목격한 뒤 유도 체육관 관장 ‘장수’(마동석)를 용의자로 의심한다. 태진은 그의 뒤를 추적하던 중 나이트클럽 여종업원이 버린 휴대전화 메모리 카드에서 성매매 현장이 찍힌 동영상을 발견한다. 태진이 수사에 착수하려는 순간 오히려 괴한이 그를 습격하고, 장수마저 현장에 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만다. 장수는 병원에서 눈을 뜨지만 태진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는다. 몸에서 빠져나온 태진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장수뿐이다. 장수는 태진이 자신의 딸 ‘도경’을 구해주자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유령이 된 배경이나 연인이 범인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것까지 사건의 뼈대와 플롯이 ‘사랑과 영혼’과 흡사하다. 패트릭 스웨이지, 데미 무어 주연의 ‘사랑과 영혼’과 차태현 주연의 한국영화 ‘헬로우 고스트’ 등 익숙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을 이미 본 관객들에게 그 식상함을 지워줄 히든카드가 있을까?

    마동석 특유의 툭툭 내뱉는 대사에서 유발되는 재미와 아빠와 딸의 사연, 사랑하는 연인의 사연,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이야기 등에 감동 코드를 섞어 단맛과 짠맛을 잘 버무린 ‘단짠 단짠’한 전개가 이 영화의 매력이다.

    ▶코미디, 드라마, 범죄/97분/12세 관람가

    ▶감독: 조원희, 출연: 마동석, 김영광, 이유영, 최귀화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정민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