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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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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30)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00

“어디가 제일 좋아요?”

  • 기사입력 : 2018-09-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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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가 황하루에 도착한 것은 저녁 7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다. 원심매가 예약을 하고 요리까지 주문을 했기 때문에 곧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김진호는 동대문 상인들을 원심매에게 소개했다. 원심매와 상인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동대문 상인 임대철은 서울에서 원심매와 거래를 한 일이 있어서 더욱 반가워했다.

    술은 마오타이주로 주문했다. 마오타이주는 중국의 국주(國酒)로 불리는 술이었다. 김진호도 마오타이주를 좋아했는데 마실 때마다 그윽한 향취에 빠지고는 했다.

    “술이 참 맛있어요? 이거 사 갈 수 있나요?”

    동대문 상인 이기순이 김진호에게 물었다. 그녀는 김진호의 오른쪽에 앉아서 즐겁게 식사를 했다. 이기순은 동대문 상인들 중에는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그녀가 디자인한 옷이 몇 년 동안 유행을 한 일도 있었다.

    “옛날에는 귀해서 평민들만 마셨지만 이젠 돈만 있으면 마실 수 있어요.”

    김진호가 대답했다. 원심매는 장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등려화는 동대문 상인 임대철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임대철은 동대문 의류상가 번영회 회장이었다.

    “그럼 살 수 있는 거예요?”

    “살 수 있지요.”

    술이 독했기 때문에 상인들은 금세 취기가 올랐다. 그러나 취해서 비틀거리지는 않았다. 마오타이주는 마신 뒤에도 뒤끝이 깔끔했다.

    “회장님은 언제부터 중국에서 살았어요?”

    이기순이 눈을 빛내면서 물었다. 그녀의 눈빛이 끈적거리고 있었다.

    “한 10년 되었습니다.”

    “기자 생활했다고 했죠?”

    “예. 특파원을 했어요.”

    “중국이 좋아요?”

    “예. 중국은 굉장히 신기한 나라입니다. 소수민족도 엄청 많고 자원도 없는 게 없어요. 산과 강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김진호는 중국을 좋아했다. 중국의 넓은 땅과 산천, 하늘과 땅을 좋아했다. 중국도 발전하면서 환경이 파괴되는 곳도 많았다.

    “어디가 제일 좋아요?”

    “만안평도 좋고 계림도 좋고… 양자강을 따라 여행하는 것도 좋고… 장족들이 사는 서장도 좋고… 좋은 곳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북경도 좋은 곳이 많지요.”

    “우리는 오픈행사가 끝난 뒤에 연길을 지나 용정과 백두산에 갈 거예요. 하얼빈도 가구요.”

    동대문 상인단은 관광까지 계획하고 있다. 간도의 용정과 백두산을 둘러본 뒤에 연길을 거쳐 훈춘에서 러시아로 넘어가 블라디보스토크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러시아에도 보따리 장사들이 있다. 동북삼성을 둘러보고 블라디보스토크에 가는 것은 장사를 하기 위한 것이다. 관광을 가면서도 돈을 벌 궁리를 하는 것이 장사꾼들이다.

    “원심매씨가 하얼빈에서 왔어요.”

    “그럼 하얼빈을 돌아보는 건 원심매씨에게 부탁하면 되겠네요. 하얼빈에 대해서 잘 알겠죠.”

    “그럼요. 꼭 살펴보세요. 하얼빈은 인구 천만이 넘는 대도시입니다.”

    술자리는 10시까지 이어졌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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