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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렴해야 안전하다- 유홍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 교육문화부 차장)

  • 기사입력 : 2018-09-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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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선고일을 열고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렸다.

    선고시간은 1시간가량이었지만, 선고가 확정되기까지는 광화문 촛불집회 등 수많은 사람들의 동참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탄핵의 주된 원인은 고위공직자가 공익보다는 사익을 추구했고, 공직자로서 청렴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배신감이 있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가슴속에는 이제부터 고위공직자는 사익보다는 공익을 추구하고 정말 참신하고 청렴한 공직자가 대한민국을 경영할 것이라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출발했다.

    하지만 지금의 고위공직자들과 과거의 고위공직자들은 무엇이 다른가? 이번 정부 출범부터 최근 헌법재판관 및 장관 후보자들 중 자식들의 출세에 도움을 주기 위한 ‘위장전입’과 세금을 적게 납부하기 위한 부동산 매매 시 ‘다운계약서 작성’은 부끄러운 사례가 아니라, 못하거나 지금까지 하지 않은 사람은 바보스럽다는 느낌을 가져야 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런 고위공직자들의 청렴하지 못한 행동들은 우리나라 산업안전의 수준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제조업이나 건설업을 살펴보면, 발주자로부터 수주를 받은 원청은 직접 시공을 하지 않고 가급적 많은 이윤을 남기고 열악한 하청업체에 도급을 주어 일을 하게 하는 시스템은 그간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도급을 주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도 대기업의 추진력과 하청업체의 희생이 만들어 낸 작품이라는 것을 많은 국민들은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의 경제력에 있어 10위권에 있는 상황에서도 과거의 경영방식으로 하청업체에 희생을 요구해야 하는가?

    지난해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충돌사고와 8월 20일 STX조선해양 폭발사고는 모두 휴일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것 또한 돈 때문이라고 한다면 부정할 수 있을까? 원청 직원의 인건비는 비싸고 휴일을 보장해야 하니, 위험하고 휴일근로는 힘없는 하청업체에 맡겨 희생을 강요하는 ‘목숨의 차별화’를 묵인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시스템 이면에는 무조건 돈을 많이 벌기 위한 생각이 관행화된 것이 원인이라고 해도 무조건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속담이 있듯 사회지도층에서부터 청렴하고 공익을 우선하는 선행을 보여야 산업현장의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에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도급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이제 청렴은 부정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편협(偏狹)된 생각이 아니라 평등·공정·합리성까지 추구하는 확대된 개념으로 나아갈 때다. 그래야만 우리나라도 청렴을 기반으로 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고, ‘청렴하면 바보스럽다는 느낌의 현실’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유홍종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 교육문화부 차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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