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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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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33)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03

“자기는 어떤 여자를 좋아해?”

  • 기사입력 : 2018-10-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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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원심매를 더욱 바짝 끌어안았다.

    “자기는 어떤 여자를 좋아해?”

    “슈미즈 입은 여자.”

    “왜?”

    김진호의 생각이지만 남자들이 슈미즈 입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결혼하기 전에 남자인데도 슈미즈를 입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몰라. 옛날부터 슈미즈 입은 여자한테 매력을 느끼고는 했어.”

    “부인은 슈미즈를 입어?”

    “그럼. 스커트를 입을 때 슈미즈를 입고, 바지를 입을 때도 슈미즈 모양의 속바지를 입어.”

    “어떤 섬유로??”

    “실크….”

    “나도 입어야 하겠다. 빨간 걸로 입을까?”

    “내가 좋아하는 색은 노란색, 푸른색, 핑크색, 흰색, 살색 등이야.”

    김진호는 원심매에게 키스를 했다. 아직 빨간색 슈미즈는 본 일이 없다. 이내 졸음이 왔다. 원심매가 그의 가슴을 쓰다듬다가 잠이 들었다.

    이튿날 아침, 김진호는 호텔에서 원심매와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자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회사로 출근했다. 회사는 오픈행사 때문에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진호는 오픈행사 준비를 점검하고 간단한 연설문 준비에 들어갔다. 사업을 시작할 때의 연설은 손정의의 연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대에 첫 회사를 세우고 30대에는 사업 밑천을 바탕으로 자금을 끌어 모은다. 자금의 규모는 10억달러 정도로 한다. 40대에는 대규모 투자를 하고 50대가 되면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60대에는 성공적인 인물로 우뚝 선 후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길 준비를 한다.”

    손정의가 열아홉 살에 세운 방대한 인생 전략이다. 김진호는 그런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계획을 세울 때가 되었다.

    연설문 작성에 들어갔다. 특파원 출신이니 연설문을 작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재물을 신으로 여기는 중국인들이다. 역시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회사는 지금 비록 시작은 작게 했으나 10년 뒤에 500억 엔, 20년 뒤에는 수조억 엔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기업체가 될 것이다. 여러분들이 나를 믿고 따르면 틀림없이 부자가 되게 해준다.”

    손정의가 소프트뱅크를 창업하면서 사과상자 위에서 한 연설이다. 그의 말을 믿지 않고 떠난 직원은 후회했고 그와 함께 일한 직원들은 부자가 되었다.

    김진호는 손정의와 유사한 연설문을 만들었다.

    원심매는 10시 30분이 되어서야 회사로 왔다. 김진호는 장위, 등려화, 강정, 유이호, 황유덕 등과 함께 차를 마시면서 투자 문제를 의논했다. 임원들은 원심매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히려 그녀가 회사에 투자하여 대주주가 될 것을 요구했다.

    물론 최대 주주는 김진호가 될 것이고 몇몇 투자자도 끌어들일 것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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