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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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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백두현 고성군수에게- 김진현(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 기사입력 : 2018-10-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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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좋아 보입니다. 서글서글한 얼굴에 친절한 목소리, 싫지 않은 살가움, 외형만으로도 호감이 갑니다. 고성군에서의 민주당 군수 당선. 그로 인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KAI의 항공기 날개 공장 신축 유치, 하이화력발전소의 지역 업체 발주, 적은 액수지만 읍면의 자치예산 배정 등은 참 좋습니다.

    보수의 텃밭이던 고성서 민주당이지만 한번 잘해보라는 군민의 지지로 당선된 군수. 어쩌면 인물보다는 반적폐세력, 반자유한국당 정서가 더 큰 역할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치른 선거에서 번번이 떨어진 후 “인물은 좋은데 당이 싫다”는 말이 있었음을 누구보다 잘 아실 것입니다. 그래서 잘해야 합니다. 아니 더 잘해야만 합니다. 다음 선거에서 “바꿔봤지만 별게 없더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눈 두 개, 귀 두 개, 입 하나란 말이 있습니다. 두 개의 눈으로 넓게 보고 두 개의 귀로 많이 듣고 하나의 입으로 작게 말하라는 것이랍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더군요. 말하기보다는 많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군수의 말은 그대로가 팩트입니다. 말은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해석되기에 군수의 생각과 다르게 변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정치파트너인 야당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는 보도자료를 본 적이 없습니다.

    사사로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리 공개편지를 쓰는 건 꼭 좀 들어줬으면 해서입니다. 지역을 담당하는 기자로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추려 군수가 알았으면 하는 그들의 의견이 사견으로 폄하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허니문 시간을 기다릴 만큼 내 자신이나 군민의 마음이 여유롭지 못한 조급함도 있고 군수에 대한 애정이 자칫 애증으로 변할까 두렵기도 해서입니다. 친인척의 부탁으로 누가 승진했고 친인척을 위해 누가 자리를 옮겼다는 루머들이 돌아다니더군요. 정책보좌관이 꼭 필요했다면 동지보다는 야당인사나, 정책적으로 뛰어나 누구나 고개 끄덕일 수 있는 분, 퇴직했지만 후배들로부터 인정받는 그런 분을 모시는 것도 좋았을 것이란 말도 있습니다. 선임한 분이 못하기보다는 자기 사람 위해 자리 만들었단 오해를 불렀기에 하는 말입니다.

    부탁 좀 합시다. 친인척을 멀리하세요. 내 편과 네 편을 두지 마세요. 군민의 의견을 모아 군수께 보내는 편지 치곤 너무 뻔하지요. 초등학생도 알 만한, 근데 이거 안 지켜 몰락하거나 사라진 정치인을 많이 봤습니다. 군정 잘 이끌고 다시 군수가 되건 국회로 가건 알 수 없지만 군수 같은 정치인이 고성에서 사라지는 건 큰 손실이기에 이리 부탁하는 겁니다. 눈 두 개, 귀 두 개, 입 하나. 나의 부탁은 소통입니다.

    김진현 (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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