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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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야구장, 프로야구 1군 무대서 은퇴

공 하나에 환호·탄식…마산아재들의 추억공간
마산종합운동장에 새 야구장 건설 중
관람석 2만2000석 규모 내년 2월 준공

  • 기사입력 : 2018-10-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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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마산야구장이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은퇴했다.

    NC는 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맞아 팀 창단 이후 7년간 사용해온 창원 마산구장과의 작별행사를 열었다. NC는 내년 시즌부터 홈구장을 현 마산구장 바로 옆에 세워지는 새 야구장으로 옮긴다.

    이에 따라 NC 다이노스 마산야구장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홈구장의 역할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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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4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의 1군 첫 홈개막전./경남신문DB/


    내년 시즌부터 NC의 새로운 집이 될 신축 야구장은 마산회원구 양덕동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 있던 곳에 건설 중이다. 창원시는 지난 2016년 11월 30일 총 1240억원을 투입해 신축 야구장 건설에 돌입했다. 신축 야구장의 예상 규모는 연면적 4만9000㎡, 관람석 2만2000석으로 내년 2월 준공해 4월 프로야구 시즌 개막전에 홈팬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마산구장은 지난 1982년 마산에서 개최된 제63회 전국체육대회(10월 14~19일)를 위해 건설됐으며, 그해 전국체전을 3주가량 앞둔 9월 24일 개장했다. 이후 마산구장은 같은달 26일 개장 기념으로 개최한 롯데 자이언츠와 삼미 슈퍼스타즈의 프로야구 경기를 계기로 롯데의 제2 홈구장 기능을 수행했다.

    지난 2012년 창원시와 엔씨소프트의 노력으로 NC가 창단되고 마산야구장을 유일한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마산야구장은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나섰다. 그 결과 좁은 좌석 간격과 위험한 계단 등 열악한 환경이 개선되면서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NC는 팬들의 열성에 힘입어 창단 2시즌 만에 1군 진입 쾌거를 이뤘다. 더 좋은 환경에서 새롭게 야구를 할 수 있는 만큼 기뻐해야 마땅할 소식이지만 NC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마산구장은 경남 아마추어 야구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동시에 NC 1군에서의 7시즌에 대한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정든 홈구장과의 이별을 맞아 마산구장에 담긴 사람들의 추억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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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구장은 NC 관계자 누구에게나 소중한 첫 홈구장이지만 전준호(49·사진) NC 2군 코치에게 마산구장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전 코치는 프로선수가 되기 전 학창시절부터 마산구장을 사용해왔다.

    전 코치는 “처음 마산구장이 생길 때는 너무나 기뻤다. 내게 당시의 마산구장은 세계 최고의 야구장이었다”고 운을 뗐다.

    전 코치는 “과거 마산구장이 생기기 전에는 지역에서 대회가 열리면 고등학교 구장을 썼다. 고교 운동장에 줄을 쳐놓고 그 선을 넘어가면 홈런으로 인정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경기를 했다”면서 “정식 마산구장이 생겼을 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내·외야에 잔디도 다 깔려있고 전광판도 있고 ‘아, 드디어 우리 지역에도 야구장이 발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전 코치에게 마산구장은 단순히 NC의 홈구장이라기보다 마산 아마 야구 성장의 원동력으로서 갖는 의미가 더 크다. 전 코치는 “나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학창시절 마산구장에서의 경험을 거쳐 중앙무대에 나갔고, 학교를 졸업한 후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등 이곳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마산구장은 우리 지역 야구 발전의 커다란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또 프로구단의 코치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이별을 겪은 전 코치이지만, 자신이 아마추어 야구를 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해 온 구장과 작별은 유독 아쉽다. 전 코치는 “더 좋은 구장이 생긴다고는 하지만 내 야구 인생의 대부분이 담긴 구장인 만큼 아쉬움이 앞선다. 마산구장이 생긴 이후 36여년이 흐르는 동안 마산 야구가 이룬 발전과 성장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마산구장이 이제 프로야구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쉽지만, 신축 구장에서도 현재의 마산구장이 그랬던 것처럼 선수와 팬들이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역사와 전통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신축 야구장은 앞으로 100년을 생각하고 나아가야 할 구장이라고 생각한다. (신축 구장의)모든 제반시설이 선수보다 팬들을 먼저 생각해 만들어져야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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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진영(47·여·사진)씨에게 야구는 특별한 의미가 담긴 스포츠다. 천씨가 처음으로 접했던 프로스포츠가 바로 야구이기 때문이다. 천씨는 “어린 시절 프로야구가 국내에 출범하면서 아빠 손을 잡고 잠실야구장을 다니던 그때부터 프로야구에 푹 빠지게 됐다”고 했다.


    천씨는 프로야구의 매력에 빠져 누구보다 열심히 야구장을 찾고 열렬한 응원을 보냈지만 결혼 후 창원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프로야구와 조금씩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천씨가 창원으로 왔던 지난 2003년에는 창원 연고 프로구단이 없었기 때문. 천씨는 “내가 창원으로 이사왔을 당시에 마산구장은 롯데 자이언츠의 2구장 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일 년에 고작 5~6경기가 편성됐을 뿐이며, 그마저도 우천 취소가 되면 재편성이 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게다가 제한된 경기수로 인해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직관(경기가 열리는 장소에 가서 직접 관람하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고 전했다.

    누구보다 좋아하던 프로야구를 TV로만 접하던 천씨에게 NC 창단은 큰 기쁨이었다. 천씨는 “TV로 프로야구를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내가 거주하는 연고지에 프로팀이 생긴다는 소식은 말로 표현 못할 기쁨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천씨는 NC가 2군 리그에 참가하던 때부터 함평·강진·울산 등을 다니며 응원을 보냈고, 1군리그에 오른 뒤에는 매 시즌 시즌티켓을 구매해 야구장을 찾았다.


    NC 창단 이후 8년가량의 시간 동안 마산구장에 출퇴근 도장을 찍었던 천씨에게 마산구장과의 작별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천씨는 “이제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현재의 마산구장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내년 시즌부터 더 좋은 경기장, 더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지만 아쉬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천씨는 “야구장의 주인공은 선수들처럼 보이지만, 진정한 주인은 매 경기 야구장을 찾아 응원을 보내는 팬들이다”면서 “선수들은 언젠가 이적이나 은퇴를 하게 될 것이고, 구단의 직원들도 들고 나고 할테지만 시즌과 시즌이 거듭되고 새로운 선수들이 강물과 같이 흘러가도 마산구장에 남아있는 팬들의 추억은 영원할 것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한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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