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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나 혼자 산다- 이상규 뉴미디어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10-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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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레비전 프로그램 가운데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 수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혼자 사는 연예인이 주로 집 안에서 무엇을 하는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이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처럼 인위적으로 어떤 상황을 만들거나 스토리를 넣지 않아 극적인 요소는 없다. 화려한 이미지의 연예인도 일상에선 남들과 사는 게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혼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공감을 받고 있다.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은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보인 연예인의 일상은 평범한 1인 가구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수입과 소득에서 큰 거리가 있다. 보통의 20대·30대 1인 가구, 그중에서도 직장이 안정적이지 못한 젊은 1인 가구는 ‘화려한 싱글’이라기보다 ‘경제적 취약층’에 가깝다. 최근 KB금융경영연구소의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1인 가구의 순자산은 평균 1억2362만원, 부채는 1884만원이었다. 자산 가운데 실거주하는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이었으며, 저축액은 2588만원 선이었다.

    ▼안타깝게도 1인 가구는 가족과 함께 사는 다인 가구 구성원보다 가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처가 추산한 2016년 가구원수별 가계소득을 보면, 1인 가구의 소득은 170만원으로 다인 가구의 평균소득 250만원에 못 미쳤다. ‘나 혼자 산다’는 젊은 1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 있지만, 1인 가구 인구 중 상당수는 60대 이상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노인층 1인 가구는 배우자의 사별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60대 49.2%, 70대 86.9%가 ‘사별’로 인해 불가피하게 1인 가구가 된 경우다.

    ▼시골에 가면 80세 전후의 할머니 1인 가구가 많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우리사회에서 ‘여성, 노인, 1인 가구’라는 취약성을 동시에 가진 1인 가구가 늘 전망이다. 우리는 인생의 말년 누구나 1인 가구가 될 수밖에 없고, 고독사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대세가 되고 있는 1인 가구가 보다 안전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도록 지혜를 모아야겠다.

    이상규 뉴미디어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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