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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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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59) - 떠돌이별, 거죽, 숨쉬기

  • 기사입력 : 2018-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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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24, 12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24쪽 여섯째 줄에 ‘똑똑하게’가 있습니다. ‘명확하게’와 다른 느낌이라는 것은 이제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여덟째 줄에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도 보입니다. 요즘 ‘자체발광’이라는 말이 새말(신조어)로 많은 사람들 입이나 글에 오르내리는 것과 견주어 보면 참 많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발보미’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에 따라 나이든 사람인지 아닌지 갈린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어느 쪽인지요?

    아홉째 줄에 ‘떠돌이별’이 있습니다. 앞서 알려 드린 적이 있는 말이긴 하지만 요즘 배움책에는 ‘행성’으로 나옵니다. ‘떠돌이별’이 더 나은 말이라고 생각하는지 ‘행성’이 더 나은 말이라고 생각하는지는 서 있는 자리에 따라 다르기 마련입니다. ‘떠돌이별’이 ‘떠돌다’에서 온 말이라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알맞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보면 ‘행성’보다는 더 쉬운 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요.

    앞서 요즘 배움책에서 ‘궤도’라고 한 것을 옛배움책에서 ‘돌길’이라고 했다는 것을 알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성’을 ‘돌별’이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말이 ‘돌로 된 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면 ‘돌이별’ 또는 ‘도는별’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마땅하지 않은 말이기 때문에 쓰지 말자고 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말로 다듬어 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열째 줄에 ‘해의 한 집안 식구’라는 말이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태양계의 구성원’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둘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쉬운지 물어보면 ‘해의 한 집안 식구’가 더 쉽다고 합니다. 우리가 배움책(교과서)을 만들 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는 데 더욱 마음을 써야 할 까닭이 이런 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125쪽 여덟째 줄에 ‘거죽’이 나옵니다. 앞서 본 적이 있는 말이긴 하지만 ‘표면’이나 ‘표피’가 아닌 ‘거죽’이라는 말을 이렇게 한결같이 썼다는 것을 눈여겨 보아야 하겠습니다. 열여섯째 줄에 나오는 ‘숨쉬기’도 ‘호흡’이 아니라 더욱 눈에 들어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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