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3일 (화)
전체메뉴

요통 수술은 자가치료 후 차도 없을 때 결정

요통은 염좌·퇴행성 디스크 등이 주원인
초기 통증 심하다고 수술 결정하는 건 금물
스트레칭·온욕 등 충분히 해주면 증상 완화

  • 기사입력 : 2018-10-22 07:00:00
  •   
  • 메인이미지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어환 교수가 척추질환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직장인 A씨(30세)는 어느 날 갑자기 허리에서 심각한 통증이 느껴졌다. 통증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근처 병원을 찾아 MRI 검사를 받았다. 원인은 5번 요추와 천추 사이에 발생한 추간판 탈출증.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말에 고민 끝에 대학병원을 찾았다.A씨의 MRI 검사 결과를 살펴본 의료진은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경과 관찰 및 약물과 운동요법을 권했다.

    수술을 하지 않고 대학병원에서 1년 3개월간 꾸준히 치료를 받은 결과 A씨의 탈출된 추간판은 몸에 자연적으로 흡수돼 좋아졌고, 심각했던 허리 통증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3분의 2는 요통을 경험한다. 감기 다음으로 사람들이 요통을 호소하는 것이 흔할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을 주된 원인으로 오인하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통증과 결별하기 위해 수술을 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요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며, 반드시 수술을 요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척추수술 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통 원인의 대부분은 염좌와 퇴행성 디스크= 요통은 허리 부분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말한다. 허리는 정확하게는 사람의 12번째 갈비뼈 아래에서부터 엉덩이까지의 잘록한 부분을 말한다. 요통은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 △6주 이하일 경우 급성 요통 △6~12주 지속된 경우 아급성 요통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만성 요통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임상의학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 따르면 요통의 원인은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돼 발생하는 염좌 (70%) △디스크 내부의 노화현상으로 인한 퇴행성 디스크(10%) △흔히 디스크로 알고 있는 추간판 탈출 (4%)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며 허리나 다리에 통증을 일으키는 척추관협착(3%) △노인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골다공증성 압박골절(4%) △뼈가 앞으로 밀려나가는 척추전방전위증(2%) 등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 요통은 증상의 변화를 잘 관찰하며 빈번한 자세 변화, 스트레칭, 온욕 등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자가 치료를 충분히 시행한 후에도 효과가 없을 경우 MRI와 같은 정밀 진단이 필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요통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고 자연 회복된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 암의 경우와 다르게, 대부분의 요통은 MRI와 같은 고가의 검사와 치료를 조기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

    전체 요통 원인의 80%를 차지하는 염좌와 퇴행성 디스크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손상된 조직이 다시 회복되기까지 보통 3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통증은 대개 6주 이내에 사라지며,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초기에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수술을 급하게 결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CT나 MRI 등 영상의학적 소견으로 추간판 탈출이나 척추관협착이 진단된 경우 더욱 주의를 요한다. 디스크가 파열됐다고 해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터져나온 디스크의 일부분은 다시 디스크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지만 몸의 방어기전에 의해 분해되거나 흡수됨으로써 서서히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스크 탈출이 통증을 동반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이로 인한 통증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영상학적 소견만으로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다리나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마비가 진행되는 근력 마비, 대·소변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거나 배뇨, 배변 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할 경우는 신속한 수술이 필요하다.

    메인이미지

    ▲요통 치료, 바로 아는 것이 중요= 지난 2005년 의료광고의 규제가 위헌으로 판결나며, 각종 의료 광고와 요통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인터넷상에 난무하며 환자와 보호자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시술을 비수술적 치료로 오해하는 것도 이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국소마취 후 또는 마취 없이 바늘로 우리 몸을 찔러 약물을 주입하거나 바늘을 통해 국소 부위를 조작해 원인 병소를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통증만을 줄이려고 하는 치료법을 시술이라 하고, 전신마취 또는 국소마취 후 피부를 절개해 원인 병소를 찾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치료법을 수술이라 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시술과 수술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단지 전신마취를 하느냐 국소마취를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지 시술도 수술의 하나이기 때문에 비수술적 시술이라고 하는 치료법도 매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현재 추간판탈출증 수술의 표준 치료법은 미세현미경 추간판 절제술이다. 하지만 의료광고가 많이 되고 있는 치료법을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잘못 알고 고주파 수핵 감압술, 고주파 수핵 성형술, 신경성형술 등의 소위 비수술적 시술법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치료법들은 치료 효능(efficacy)은 아직까지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금 더 이러한 비수술적 시술의 효능을 지켜보고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잠시 유행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료는 패션처럼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온 치료법 중 가장 좋은 치료법(표준 치료법)을 선택해야 좋은 치료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어환 교수는 “요통, 추간판 탈출(디스크), 척추관협착 등 척추질환이 있더라도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수술은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보다 경과가 나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척추로 완전하게 되돌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어환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