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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경부울 상생협력’ 용두사미 안된다- 김한근(부산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18-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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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들 경남·부산·울산을 말할 때 “한 뿌리다. 형제들이다. 아니다 부모와 자식 간으로 부산이 큰 자식이고, 울산이 작은 자식이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경남과 부산, 울산의 상생 노력은 뿌리가 깊다. 1999년부터 시장·도지사가 참여하는 형태의 경부울발전협의회가 운영됐지만 그저 마지못한 모임으로 사진만 찍는데 그쳤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경남지사, 허남식 부산시장, 박맹우 울산시장이 당선된 후 상생을 외치며 만나 동남권 산업벨트 구축, 광역 교통망 조기 확충, 관광 활성화, 경제 발전 협력 등 5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새로 당선된 시장·도지사의 상생 합의라는 점에서 의기 투합했는데, 지금 결과는 어떤가. 그저 생색내기용으로 헛구호에 사진만 찍는 이벤트성 행사에 불과했다.

    그동안 시장·도지사가 경부울을 위해 수없이 합의한 것들을 보자. 공동협력기구 설치, 광역 교통청 신설, 맑은 물 확보를 위한 공동 노력, 광역혁신경제권 구성, 재난 공동 대응, 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 TF 구성 등 세 지역이 공동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만 보인 셈이다.

    당시 이들의 합의는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2012년 보궐선거에서 홍준표 경남지사 체제로 바뀌면서 상생은 흐지부지됐다. 2015년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이 경부울협의체 구성을 주장했으나 홍 지사가 참여하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또 2015년 부산에서 상생을 주제로 열린 한 포럼에서 3개 시·도지사가 참석, 이구동성으로 필요성을 밝혔지만 사진만 찍었다. 이듬해 울산에서 열린 상생 발전 포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부울의 지난 과정을 보면 상생은 어쩌면 신기루 같은 것이다. 말로는 대단한 게 있을 것 같은데 허상뿐이다.

    경부울 시장·도지사가 최근 부산에서 ‘100일의 변화, 없었던 길을 만들다’라는 주제로 취임 100일 기념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4·27 남북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걸어 유명해진 ‘판문점 도보다리’를 형상화해 경부울 정상이 도보다리 모형 위에서 지역의 상생과 협력을 결의했다. 단체장들은 과거와 같이 ‘동남권 상생발전 공동 결의문’을 발표하고 동남권을 수도권에 대응하는 ‘초광역 경제권’으로 육성 발전시켜 국토균형발전을 이루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함께 열어나가기로 선언했다.

    늘상 경부울 공동협력기구 설치 등 말과 글은 번듯했다. 상생발전과 정책연대는 시민과 도민의 삶을 추구한다. 이웃한 도시끼리 상생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서로 정치적 연대감에서 이것저것 벌였다가, 결국 자기 것 챙기기에 바빠 용두사미가 되는 결과를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한근 (부산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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