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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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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45)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15

“우리 와인 한잔해요”

  • 기사입력 : 2018-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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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의 손이 그녀의 둔부를 쓰다듬었다.

    “여보셔요.”

    “왜?”

    “여기는 방이 아니거든요. 이렇게 야하면 안 되죠.”

    “새벽이라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손을 등려화의 드레스 자락 안으로 넣었다.

    “호호호. 왜 이러시까? 공안 눈에 띄면 어떻게 되는지 알죠?”

    등려화의 손이 김진호의 사타구니를 더듬었다.

    “안으로 들어가요. 여기는 우리 집 앞이거든요.”

    등려화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김진호가 뒤에서 등려화를 안았다. 등려화가 비틀대면서 소파 위에 쓰러졌다. 김진호는 뒤에서 달려들었다. 그녀를 엎드리게 하고 드레스자락을 걷어 올렸다. 등려화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번쩍.

    창밖에서 번개가 푸른 빛으로 내리꽂혔다.

    우르르.

    이어 뇌성이 울었다. 그러나 비는 내리지 않았다. 김진호는 등려화와 오랫동안 사랑을 나누었다. 술 때문에 더욱 오랫동안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

    “우리 와인 한잔해요.”

    사랑이 끝났을 때 등려화가 그의 귓전에 낮게 속삭였다.

    “좋아.”

    “오늘 너무 좋았어요.”

    등려화가 그의 무릎에서 떨어져 일어났다. 김진호는 머리맡의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을 붙여 연기를 한 모금 깊게 빨았다.

    “오늘 행사 잘 됐죠?”

    “려화는 어떻게 생각해?”

    “잘됐죠. 시장님도 오셨잖아요?”

    “시장님은 중요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중요하지.”

    “황유덕이 서경숙 이사장님과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어요. 자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아요.”

    “왜 나한테는 보고를 안 했지?”

    “오늘은 행사를 했잖아요? 월요일에 보고를 하겠죠.”

    김진호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서경숙이 황유덕과 자금 이야기를 한 것은 케이랜드를 키우기 위해서일 것이다.

    서경숙의 서민은행은 뜻밖에 히트를 치고 있었다. 서울에서 은행이 설립되고 6개월도 안 되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에 지점이 설립되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도 없이 대출해 주고 있는데 이자가 90% 이상 연체되지 않고 있었다.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서경숙의 서민은행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중국은 빈부의 격차가 심했다. 서민들을 위한 경제정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였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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