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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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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삼촌이 조카 면접한 ‘적십자 경남지사’

  • 기사입력 : 2018-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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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많은 젊은이가 일자리를 찾아 방황하는 암울하고 답답한 현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취업 약자들이 받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됐다. 최근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문제를 놓고 국민적 갈등의 증폭이 우려될 정도다. 평균 연봉 6791만 원의 이른바 ‘고용세습’에 대해 분노하는 민심을 깊이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사무직 공채 과정에서도 청년취업자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은 22일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채용부정 의혹을 제기, 시정을 요구했다. 지난 2011년 공채에서 사무처장으로 재직하던 외삼촌이 서류심사 꼴찌인 조카를 합격시켰다고 밝힌 것이다.

    최 의원이 제기한 적십자사 채용비리 의혹은 조직적이고 특권을 악용한 유형으로 보인다. 6명이 통과한 서류심사에서 6등이고 유일하게 자격증이 하나도 없는 데 합격된 것이다. 면접심사위원장을 맡은 사무처장은 조카에게 최고점에서 1점 모자란 24점을 주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의 채용과정 문제에 대한 감사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제척사유에 해당되는 외삼촌이 면접심사위원장까지 맡아 최고 점수를 주었는데도 보건복지부의 채용감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적십자사 채용 전반의 강력한 전수조사가 불가피함을 건의한다. 이번 적십자사 채용비리의 의혹을 엄정하게 풀어주길 강조한다.

    채용비리는 잊을 만하면 터지고, 밝히면 고구마 줄기처럼 계속 나와 끝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다. 특히 공공기관의 일자리 채용비리 수법이 이 정도일 줄 몰랐을 정도라며 그 파장이 일파만파다. 무엇보다 부당하게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청년층의 박탈감을 어떻게 해소시켜야 할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도 채용비리 척결이 공염불에 그치면서 변화를 주지 못한다면 국민적 공분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사회의 썩은 고름인 채용비리에 대한 극약처방이 절실한 때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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