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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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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들인 항공기 소음값 ‘엉터리’

못믿을 환경공단 7년치 통계
측정값 0인 날도 평균값에 포함
수식 오류로 측정값 낮게 나와

  • 기사입력 : 2018-10-2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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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7년간 60억원이 들어간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항공기 소음 측정값이 수식 오류로 잘못 계산된 채 국가 공식 통계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잘못된 계산값은 전국 각 공항 주변의 소음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공항 주변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9월 14일 5면 ▲[진단] 환경부 항공기 소음 측정값 엉터리 (하) 대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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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경남신문DB/


    ◆7년 통계 엉터리= 24일 본지가 한국환경공단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제출받은 2011~2017년 김해공항 초선대, 제주공항 성화마을, 울산공항 반구, 여수공항 노촌 등 4개 공항 측정소의 일·월·연평균 항공기 소음 측정값을 분석한 결과, 공단이 계산 과정에서 수식을 잘못 적용해 무려 7년 동안이나 잘못된 측정값이 해마다 공표되고 있었다. 특히 이 자료는 통계청에서 국가 공식 소음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자료를 보면 공단은 일별 항공기 소음 측정값이 ‘0’으로 잡혔는데도 이를 월평균 소음값을 산출하는 데 사용했고, 이 값은 연평균 측정값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2년 3월 여수공항 노촌 측정소를 보면 3월 2일 측정값이 49.7웨클(WECPNL)로 한 달 중 하루밖에 데이터가 없는데도 공단은 월평균 웨클을 계산하면서 1일로 나누지 않고 한 달인 30일로 환산했다. 결과적으로 49.7웨클로 나와야 할 값을 34.8웨클로 낮게 집계했다. 이렇게 계산된 월평균 값은 연평균에도 영향을 미쳐 2012년 여수공항 노촌지점은 정상값보다 6웨클 낮게 기록됐다. 분석 결과 이 같은 ‘0’값이 들어간 날이 많을수록 월평균, 연평균 웨클이 크게 낮아졌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연도, 공항의 측정값에서 최소 0.1웨클에서 최대 6웨클까지 차이를 보였다. 공단은 4개 지점을 비롯해 전국 14개 공항, 90개 측정소를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측정값에도 이 같은 수식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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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간 60억 투입= 공단은 2012년 여수공항 노촌 지점의 연평균 소음값을 무려 6웨클 낮게 산출했다. 웨클이란 항공기 소음 영향도를 평가하는 단위로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 운항 횟수, 시간대, 소음 최대치 등을 종합해 계산한다. 공항 주변 주민지원사업을 하는 국토교통부가 ‘소음 인근지역’과 ‘대책지역’을 나누는 기준으로 5웨클을 적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6웨클은 상당히 큰 차이다. 통상 3웨클의 차이는 이론상 항공기 운항 횟수가 두 배가량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 값이다.

    공단의 측정값은 국정감사 때마다 전국 공항의 소음도를 비교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올해 한 국회의원이 공단으로부터 지난해 소음 자료를 제출받아 전국 공항별 소음도를 평가했다. 잘못된 측정값이 공항별 비교값이 되면서 지역 간 혼란만 부추기는 셈이다.

    지침상 측정값은 공단이 1차 검증하고, 국립환경과학원에서 2차 검증한 뒤 환경부가 이를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공표하고 통계청에 보낸다. 그러나 7년 동안 어떤 기관도 단순한 수식 오류를 확인하지 못했다. 잘못된 소음 통계를 작성하는 데 해마다 1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갔고, 항공기 소음 통합측정망을 운영한 지난 2011년 이후 총 6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잘못된 통계, 수정 가능하나= 공단에서 측정, 산출한 값은 ‘주요공항 항공기 소음도 현황’으로 통계청에 올라가면서 국가 소음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공표되면서 주민들에게 항공기 소음 정보가 제공된다. 공단은 올해부터 ‘0’값을 뺀 값을 통계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과거 잘못된 통계를 바로잡는 데에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측정기가 가동되고 항공기 소음이 잡히지 않은 날(0값)도 평균에 포함을 시켰지만 올해부터는 소음이 감지된 날만 포함해 평균을 내고 있다”고 했다. 통계청이나 국가소음정보시스템상에 잘못된 항공기 소음값을 바로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과 회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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