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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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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

인류 종말 병기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

  • 기사입력 : 2018-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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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은 노벨상 수상자이자 코넬대학교 생물학과의 명예교수인 리암 코너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뱃속의 ‘마이크로 크롤러’ 네 마리와 함께 다리 밑에서 발견된 리암의 시체. 경찰은 그의 죽음을 자살이라고 결론짓는다. 하지만 동료 교수인 제이크 스털링과 리암의 손녀인 매기는 그가 스스로 다리 밑으로 뛰어내렸을 가능성은 없다고 믿는다. 그리고 리암을 죽음을 둘러싼 거대한 비밀을 쫓기 시작한다.

    한 노인의 죽음을 넘어 ‘우즈마키’(‘소용돌이’의 일본말)라는 종말 병기를 소재로 삼아 소설은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곰팡이 균 하나가 언제든 인류를 끝장낼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비관론과 ‘인류의 종말을 막는 건 결국 사람이다’라는 낙관론은 평행세계처럼 나란히 소설을 끌고 나간다. 소설 내내 선과 악은 일관되게 충돌하며,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리암 코너와 그의 손녀 매기, 증손자 딜런, 그리고 제이크 스털링의 모험을 응원하게 된다. 과학소설이자 성장소설이고, 가족소설이자 정치소설인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은 무엇보다 거대한 음모를 다룬, 그럼에도 ‘착한’ 스릴러 소설이다.

    소설은 블록버스터급 스케일, 매력적인 등장인물, 치밀한 스토리, 뜻밖의 반전, 풍부한 역사적·생물학적 지식, 곳곳에 등장하는 유머와 명랑함, 음모론, 그리고 휴머니즘을 골고루 갖췄다. 이토록 오락소설이 지녀야 할 모든 것들을 갖췄음에도 맥어웬은 메시지 전달에도 부족함이 없다. 나노과학을 둘러싼 명암을 예측하고 보여주면서, 소설은 전쟁의 참혹함으로 질문을 이어간다. 소설에 등장하는 731부대의 일원인 히토시 기타노는 실존 인물인 기타노 마사지를 모델로 그려냈으며, ‘옳은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그 모든 전쟁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작가는 포착해낸다.

    폴 맥어웬 지음, 조호근 옮김, 허블 펴냄, 1만4500원.

    양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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