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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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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빛이 비추는 밤- 노윤주(경남대 학보사 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18-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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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우리 20대들에게는 어둠만이 깔려 있다. 항상 뉴스에서는 떨어지는 실업률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할, 빛나야 할 청춘들에게 깜깜한 미래를 알려준다. 또한, 시험과 학점이라는 압박 속에서 편히 살아갈 수 없는 대학생들의 미래도 빛이 없긴 마찬가지다.

    취업 또는 아르바이트 공고를 띄우는 앱 ‘잡코리아’와 ‘알바몬’에서 이메일과 문자가 수없이 날아온다. 취준생에게 한 줄기의 빛과 같은 하반기 공채라는 기회가 생겼다. 또 다른 20대 대학생들에게는 평균 학점을 올려줄 수 있는 시험의 날이 밝았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시험과 공개채용 원서 접수를 위해 대학에는 불빛이 반짝인다. 도서관은 열람실 층부터 모든 창문 사이로 빛이 반짝인다. 공과대 강의실, 기숙사, 학생회관 가릴 것 없이 취업 준비나 시험 공부가 가능한 곳에서는 불빛이 반짝이고 학생들의 열정은 타오른다.

    나 또한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고 통화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봤다. 찬 새벽 바람이 불지만 바깥에는 통화하는 학생만이, 도서관, 기숙사, 강의실, 학생회관의 빛은 아직도 환하다. 두 명, 세 명씩 옹기종기 둘러앉아 담요를 둘러싸고 공부를 하고 있다. 서로 정리한 시험 노트와 교재, 취업 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주고받는다.

    통화하고 들어가는데 기숙사에서 편의점으로 가는 친구와 마주쳤다. 친구는 내일 한 과목의 시험을 위해 밤을 샌다고 한다. 다른 친구보다 하나라도 더 맞히기 위해 잠을 줄인다. 나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 친구는 “이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힘든데 우리가 다니는 대학에서 뭘 더 바라겠어. 학점이라도 높게 받아서 취업 문턱이라도 가야지”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친구의 말을 들으니 대학에 온 이유가 궁금해졌다. 취업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부담은 말로 할 수 없이 크다. 시험에 대한 긴장감과 부담이 크다고 얘기하지만, 3학년, 4학년 졸업을 하는 시기가 다가올수록 스트레스만 지속적으로 쌓이게 된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채우고 나면 졸업이다. 그러나 모든 대학생들의 고민은 졸업보다 취업이 아닐까. 취업을 위해 대학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대학을 무사히 졸업을 해서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높은 학점을 받는다고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학점을 위해 우리는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한다.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고 싶기 때문이다. 취업의 문은 너무나도 좁지만 우리는 너무 뚱뚱하다.

    이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취준생이 아니라 월급쟁이로 살아야 하는데 월급쟁이의 자리가 너무나도 좁다. 그러다 보니 모든 대학생들과 취준생들의 밤은 아직도 빛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우리의 밤이 취업과 시험을 위해 빛나는 것처럼 우리의 취업의 문이 조금이라도 넓어지기를. 시험을 위한, 밤을 가르는 빛이 조금이라도 일찍 꺼지기를.

    노윤주 (경남대 학보사 사회부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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