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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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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 최강희 떠나보내는 이동국 “아쉽지만 선택 존중해드려야”

“함께 이룬 첫 우승과 ACL 우승·준우승 가장 기억에 남아”

  • 기사입력 : 2018-10-27 1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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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에게 행복을 안겨준 은인 같은 존재시죠."

    2015년 7월 1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멀티 골을 폭발하며 최강희(59) 전북 현대 감독에게 개인 통산 200승을 선사한 이동국(39)의 말이다.

    '은인'이라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2005년 상위권과는 거리가 있던 전북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13년간 팀을 맡아 아시아 정상권 팀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2008년 성남을 통해 국내로 복귀했으나 방출된 이동국은 이듬해 최 감독의 부름을 받아 전북에 합류한 뒤 진정한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K리그 통산 최다 득점(27일 현재 215골), 최초 10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 등은 모두 '전북의 이동국'이기에 가능했다.

    6번의 K리그 우승(2009, 2011, 2014, 2015, 2017, 2018년)과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이 모두 함께 일군 성과다.

    전북 현대라는 팀의 역사가 최 감독과 이동국의 존재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 감독이 이번 시즌 이후 중국 톈진 취안젠으로 옮기기로 하면서 2019년에는 이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26일 전북 완주 봉동의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이동국은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들로 완벽한 팀을 만들고 여기까지 해 오셨는데, 떠나겠다고 생각했을 땐 큰 결단을 내리신 거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아쉽기는 하지만, 감독님의 선택을 존중해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과 함께한 것 중 세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2009년 이적 첫해 팀의 첫 K리그 우승, 만원 관중을 이룬 팬들이 실망해 돌아가는 모습 때문에 며칠이고 힘들었던 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그리고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며 감회에 젖었다.

    K리그1 '조기 우승'을 달성한 이번 시즌에 대해선 "국가대표 선수 차출이나 부상 선수 등 고비를 겪으면서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1위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은 자랑스럽다"고 자평했다.

    전북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 수밖에 없는 이동국은 최 감독이 떠남으로써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다음 사령탑이 속히 결정됐으면 하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역사를 쌓아 올린 팀이라도 망가지는 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믿을만한 감독님이 빨리 정해져야 기존 선수들의 이탈을 막고, 새 선수도 영입해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고민 속에는 자신의 거취도 포함돼있다. 이동국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전북과 1년 재계약했다. 이제 다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최 감독 없는 전북에 이동국이 남을지 떠날지 또한 팀의 미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요소다.

    이동국은 "제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다. 팬들이 원하는 선택을 해야 할 텐데… 혹시 제가 다른 선택을 할까 봐 저도 두렵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이 우승 시상식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0.20 [전북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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