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미국이 불공정 무역을 내세우며 중국에 고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심상치 않다. 초기에는 서로간의 이득이 될 것이 없어 조기에 타결이 기대됐지만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중국에 중간재 수출을 하는 우리나라를 비롯, 많은 나라들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형국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식시장에도 그 여파가 뚜렷하다.
▼세계의 패권국 미국은 1945년 이후 G2의 경제 규모가 미국 GDP의 40%를 넘어서면 반드시 손을 봤다고 한다. 최근 100년을 돌아보면 소련은 냉전시대 해체작업을 통한 분열로, 일본은 플라자 합의를 통한 엔화 절상으로 주저앉혔다. 이번 미-중 무역전쟁도 이 같은 시각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미국은 중국이 2010년 미국 GDP의 41%를 넘어섰지만 손을 쓰지 못하다가 69%가 돌파한 올해 본격 나선 것이다.
▼중국은 1949년 사회주의 신중국을 건설하면서 창당 100주년인 2021년에 중진국에 도달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2050년)에 세계 유일 슈퍼강국으로 올라선다는 100년 대계를 세웠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에 따르면 2018년 중국 GDP는 미국 GDP 대비 69%, 5년 후인 2023년에는 88%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면 2030~2035년 사이에 중국 GDP는 미국 GDP를 넘어서게 된다. 미국 역사상 초유의 일로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위협받을 수 있다.
▼이번 무역전쟁은 서로 양보가 불가능한 패권전쟁이기 때문에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가 점차 실리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에게 부정적인 면도 많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하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미국의 지적재산권 강조로 ‘기술도둑’ 중국이 4차혁명 기술 파트너로 우리를 찾을 수 있는 등 여러 면에서 기회의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 현 상황에 대한 우리의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할 때다.
이명용 경제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