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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배려와 상생- 이종훈(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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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자의 도덕경에는 ‘유무상생’이란 구절이 나온다. 있음과 없음이 서로 함께 사는 대화합의 정신을 강조한 노자사상의 하나다. 이분법적 사고에 사로잡힌 현대인이 되새겨야 할 의미 있는 메시지다. 학자들은 이 상생의 원리가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선지 국가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간에도 상생협약이 이뤄지고 노사, 대-중소기업, 마을, 주민 간에도 상생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상생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배려심이 부족하면 선언적 의미의 구호로만 그치고 흐지부지되어 버린다. 배려는 인간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로 사회를 원만하고 매끄럽게 풀어주는 윤활유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한자성어 ‘역지사지’와 같은 뜻이다. 하지만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자기가 속한 단체나 자기의 이익만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상생은 사라지고 갈등만 남는 경우도 종종 접한다.

    ▼최근 경남, 부산, 울산 자치단체장들이 민선 7기 출범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동남권 상생발전을 결의했다. 그 제목은 ‘부울경은 처음부터 하나이다’였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그 자리에서 ‘부울경은 한 뿌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산과 울산은 경남에서 분리가 됐으니 같은 뿌리이다. 부산은 1963년 1월 1일 정부직할시로 승격, 울산은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경남도에서 분리가 됐다.

    ▼그런데 한 뿌리라고 같은 마음은 아니었다. 지역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때마다 ‘역지사지’보다는 ‘아전인수’를 택했고 ‘상생’은 ‘갈등’이 되어 버렸다. 맹자는 ‘남을 예우해도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남을 사랑해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기의 인자함을 돌아보고,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기의 지혜를 돌아보라”라고 했다. 상대의 시각에서 헤아려 보는 배려 없이는 상생발전은 머나먼 길이다.

    이종훈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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