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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청년들에게 열정을 불러일으키게 하자- 최국진(한국폴리텍Ⅶ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 기사입력 : 2018-1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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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텍쥐베리 하면 우리는 소설 ‘어린 왕자’만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소설 말고도 그는 많은 명언을 남겼다. 특히 그가 했던 명언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등의 행동을 하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는 말이다. 어떻게든 배는 만들어지겠지만 오랜 시간을 망망대해에서 목숨을 담보로 타야 되는 배를 만드는 데 있어서 후자의 경우가 훨씬 안전하고 튼튼한 배가 만들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힘든 줄도 모르고 즐겁게 일을 한다. 그 힘의 원천은 바로 스스로 하고자 하는 열정이다. 그러한 열정이 없이 누군가로부터 단순하게 지시받은 일을 하게 된다면 수동적으로 주어진 일만 처리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졸업을 앞둔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많은 업체들의 구인 요청을 받는다. 그러나 대다수의 중소업체들의 연봉이나 근무환경이 학생들의 눈높이와 현실적으로 차이가 있어 실질적인 취업으로 연결시키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데 가끔 업체 대표님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보면 학생들의 능력을 신뢰하기보다는 열정을 먼저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의 실력을 인정하기 어려우니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먼저 열정과 능력을 보여주면 그에 따른 대우를 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해당 회사의 구인요청 조건을 그대로 학생들에게 공지하면 지원자가 전혀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필자는 직접 경험했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을 드린다. 대형 국책과제를 운영하면서 석·박사급 연구원들과 같이 일을 하던 시절에, 연구원들 능력의 150%의 대우를 해 주었더니 놀랍게도 200%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여 과제 성공을 이끌어냈었다. 만약 그들에게 능력의 80%의 대우만 해 주었다면 그들은 아마도 자기가 가진 능력의 50%만 발휘했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으니 먼저 학생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열정을 먼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믿어준다면, 내 안에서 스스로 열정이 생겨 즐겁게 일을 하고 능력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특히 모든 것이 풍족한 시대에서 나고 자란 요즘 청년들에게는 지난 시절 어려웠던 때는 당연시되던 열정페이를 강요하기가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경기가 어려운 요즘 조금이라도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인재를 채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에는 심히 공감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럴 때 조금만 발상의 전환을 함으로써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는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

    필자의 생각과 같은 의견을 가진 대표님들의 회사에 취업한 몇몇의 나름 능력 있는 제자들이 열정적인 모습으로 신명나게 일을 하며 만족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생각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업무적인 강도로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어서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스스로의 열정이 어렵고 힘든 것을 이겨내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열정에 관한 부분은 고용관계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이 되는 것 같다. 내가 먼저 상대방의 열정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상대의 능력을 먼저 신뢰하고 스스로 열정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면 분명 상대방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최국진 (한국폴리텍Ⅶ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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