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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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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날마다 크는 아이들

  • 기사입력 : 2018-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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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이 오는가 싶더니 벌써 겨울 패딩을 입고 오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여름 동안 쑥쑥 자라 가을에 탐스러운 열매가 열리듯 아이들도 참 많이 자랐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더 자랐는지 궁금하여 그 성장을 키 재듯 숫자로 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른들이 만든 과거의 잣대라면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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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초등학교에서 일제식 평가가 사라진 지는 좀 되었습니다. 학교의 평가는 수업과 평가가 분리되지 않고 모든 수업시간이 평가의 시간이 되고 배움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기는 배움에 대한 태도가 결정되는 때라고 합니다.

    틀려도 괜찮으니 자기 나름의 생각에서 출발하여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선생님과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즐겁게 배우는 곳이 우리 학교 교실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그런 배움의 과정을 가정에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2학기 중간쯤이면 가을성장통지문으로 묶어 가정으로 보냅니다. 열심히 배운 과정중심 수시평가 내용, 자기평가, 친구들 상호평가, 교사평가 결과와 함께 아이들의 배움 내용이 담겨 있는 공책과 활동결과물들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학부모님들은 아이와 마주 앉아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이야기 나누며 천천히 살펴봅니다. 그리고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언제라도 개인 상담 신청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고 그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평가는 이러한 아이들의 성장과 학습의 과정, 잠재 가능성에 대한 지원이고 격려입니다.

    아이들이 쓴 자기 평가 글을 보면 교사가 쓴 평가 글이 무색해집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 써 보면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자기 자신에게 후한 아이도 있고 인색한 아이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너그러운 아이는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고, 부모님이 엄격한 아이는 잘하고 있는데도 스스로에게 낮은 점수를 줍니다. 교사는 이런 아이들에게 어떤 피드백을 주어야 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세상에 한 명도 같은 아이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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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숙 (진해신항초 교사)

    멀리서 보면 같아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모두 제 빛깔을 가진 다른 아이들입니다. 한 명 한 명을 보면 소중하지 않은 아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말이 있는 거겠지요. 내일은 아이들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가 낮은 눈 맞춤을 해 보렵니다. 아이들이 맑은 가을하늘을 향해 무럭무럭 자라듯이 선생인 나도 조금은 더 깊어지는 가을을 보내야 하겠습니다.

    김명숙 (진해신항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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