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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54)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24

“오늘 고생하셨어요”

  • 기사입력 : 2018-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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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인이 그림을 말아서 전은희에게 건네주었다. 전은희는 그녀에게 입금할 계좌번호를 받고 그림을 챙겼다.

    “그럼 멀리 배웅하지 않겠소.”

    “나머지 돈은 내일 정오까지 입금시키겠습니다.”

    전은희는 중년인과 악수를 나누고 창고를 나왔다. 병풍용 그림과 몇 점은 김진호가 들었다.

    창고 앞에는 주전홍이 승합차를 대기해 놓고 있었다.

    “거래는 잘 이루어졌습니까?”

    주전홍이 전은희의 아래위를 살폈다.

    “네. 주 선생 덕분에 잘 이루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은희가 활짝 웃었다.

    “내 수수료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내일 정오까지 입금시켜 드릴게요.”

    “좋습니다.”

    김진호는 전은희와 함께 그의 승합차에 올라탔다.

    사방은 이미 캄캄하게 어두워져 있었다. 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었다. 차창으로 빗발이 사납게 들이쳤다. 카페에 도착하자 전은희는 주전홍과 인사를 나누었다.

    “길이 멀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서울에 오시면 꼭 갤러리에 들려주십시오.”

    “예. 잘 알겠습니다.”

    김진호도 주전홍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전은희가 옆에 올라탔다. 차가 출발하자 주전홍이 손을 흔들었다. 김진호는 빠르게 카페 앞을 벗어났다.

    “오늘 고생하셨어요.”

    전은희가 김진호에게 말했다. 김진호는 비로소 긴장이 풀어졌다. 시내를 가로질러 고속도로 IC로 향했다.

    “아닙니다. 거래는 잘 됐습니까?”

    “고구려 역사서 유기는 없었어요.”

    “서책은 두 점이던데 어떤 것들입니까?”

    “징비록 필사본… 담정 김려의 시집입니다.”

    “담정 김려요?”

    “김려는 노론인데 1797년에 유언비어 사건에 휘말려 함경도 부령으로 유배를 떠났어요.”

    “원본입니까?”

    “국내에 있는 시집과 다른 것 같아요, 새로운 시집이면 나름대로 가치가 있어요.”

    “박수근의 그림은 어떻게 된 겁니까?”

    “박수근의 그림이 아닐 거예요. 박수근은 6·25 이후에 주로 활약했으니까요.”

    김진호는 약간 실망한 기분이 들었다. 서양화가 박수근의 그림이었으면 싶었다.

    “중년인은 어떤 사람입니까?”

    “중국에서 고미술 거래로 유명한 사람이에요.”

    “손해는 안 봤습니까?”

    “아직 모르죠. 약간 손해를 봤을 거예요. 그런데 양해찬은 이름이 있는 사람이니까 크게 사기 치지는 않았을 거예요.”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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