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에서 사람은 줄고 남은 사람은 나이만 들어갑니다.”
거제 남부면 다대마을에서 18년간 어촌계장으로 있었던 전 다대어촌계장 윤길정(59)씨는 “어촌계장 초창기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전통 어업방식을 지키며 일을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윤씨는 “요즘 어업 생산량은 현상 유지만 하는 수준이다. 어촌 고령화가 더 가속화되면 지금의 생산량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5일 동남지방통계청 통영사무소의 ‘통계로 보는 경상남도 최근 5년의 어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어가수는 8152가구, 어가인구는 1만8928명으로 2013년 대비 어가수는 1194가구(-12.8%), 어가인구는 4640명(-1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어가수(-12.5%)와 어가인구(-17.4%) 감소 보다 큰 폭이다.
노인 어민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도내 60대 이상 어업 경영주는 5210명으로 전체의 63.9%를 차지했다. 또 2013년 60대 이상 어업경영주 비중은 57.8%(5400명)이었으나 2014년 59.9%(5418명), 2015년 58.7%(5525명), 2016년 62.7%(5313명)로 지난 5년간 고령화도 빨라지고 있다.
반면 40대 미만 어업 경영주 비중은 2015년 2.5%(232명), 2016년 2.0%(166명), 2017년 1.7%(142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어업경영주는 법적으로 면허·허가 등을 받거나 신고한 어민으로 어가인구 중에서 전반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을 뜻한다.
어업 생산량은 소폭 증가했다. 2013년 52만4544t에서 2017년 60만1055t으로 14.6% 늘었다. 어업별로 보면 생산량 증가는 주로 천해양식(바다나 육지에서 바닷물로 양식) 부분에서 발생했다. 천해양식 생산량은 2013년 28만1825t에서 2017년 37만7880t으로 34.1% 늘었지만 일반해면 생산량은 2013년 23만9314t에서 2017년 21만9097t으로 8.4% 감소했다.
이 같은 어업 생산량 증가는 지난 5년간 양식어업 면적에는 큰 변동이 없어 양식 기술력 향상으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내 2017년 양식어업 면허 면적은 1만1756㏊로 2013년(1만1652㏊)과 비교했을 때 0.9%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동남지방통계청 통영사무소 관계자는 “어업 생산량은 그해 기후에 따라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런 생산량 증가가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다”며 “어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도 어업 기술력 향상 등의 영향으로 일부 생산량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양식어류 주요 품종 중 생산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어종은 참돔으로 2013년 2442t에서 2017년 5871t으로 140.4% 증가했다. 특히 피조개 양식은 2013년 266t에서 2017년 4125t으로 14배가량 늘어 전국 양식 피조개 전량이 도내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