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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농업인에게 관심과 사랑을- 안상준(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18-1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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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1일이 무슨 날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빼빼로 데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대형마트에 가보면 매년 11월 초에 긴 막대 모양 과자를 쌓아놓고 각종 행사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오는 11일은 제23회 ‘농업인의 날’이라는 사실이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며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제정한 배경은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土’자가 겹친 ‘土月土日’을 상정하였고,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된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또 이 시기는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점도 고려되었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농업이 국가산업의 근간이 되는 농업국이어서 농사를 중요시했다. 고구려 시대에는 왕이 농사를 권장하는 권농의식을 행할 만큼 농업을 중요시하였고,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고려 성종 때부터 왕궁에서는 토지를 관장하는 사신(社神)과 농작의 풍년을 좌우하는 곡식의 신인 직신 (稷神)에게 제례를 올렸다. 또한 왕이 직접 적전(籍田)을 갈고, 왕비는 누에를 치는 등 모범을 보이는 행사를 했다. 조선시대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라였다. 하지만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은 날이 갈수록 힘을 잃어 가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농촌 붕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농가인구는 1980년 1083만명에서 2017년 242만명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농가인구의 비중이 1980년 28.4%에서 2017년에는 4.7%로 감소한 것이다. 또한 농가인구의 고령화도 급격히 진행되어 전체인구 중 고령인구(65세 이상)비율은 3.8%에서 13.8%로 3.6배 증가한 반면, 농가의 고령인구 비율은 1980년 6.7%에서 2014년 42.5%로 6.3배나 증가하였다. 이대로 가면 농촌의 경우 20~30년 후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주민의 80%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시골 마을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되었고 학생이 부족해서 폐교가 늘어가고 있으며 젊은이가 없어서 70~80대 이장이 흔한 게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살면서 농업과 농촌에 대한 관심마저도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기성세대들이 대부분 농업인 부모들의 희생과 농산물을 판매한 수입으로 교육을 받았고 지금까지 성장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라도 농촌에서 힘들게 땀 흘리며 일하시는 농업인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자. FTA로 인한 값싼 농축산물 수입, 식생활의 변화에 따른 쌀소비 급감과 쌀값 하락, 농촌사회의 고령화 등 농업 환경의 급변으로 농촌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요즘, 값이 조금 저렴하다고 수입농산물을 살 것이 아니라, 우리 땅에서 우리 땀으로 만들어진 농산물을 찾아서 먹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농산물을 먹어서 몸이 건강해지고, 농업인들은 소득이 올라서 정신이 건강해질 것이다. 우리 농업인들이 건강해야 우리 농업과 농촌이 건강해질 수 있고, 우리의 먹을거리가 안전할 수 있다. 농업은 국가경제를 받쳐 주는 든든한 뿌리 같은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11월 11일이 우리 농업 및 농촌의 소중함을 알리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자는 취지에서 제정한 ‘농업인의 날’인데, 상업적인 ‘빼빼로데이’ 때문에 그 의미가 묻히지 않기를 바란다.

    안상준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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