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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는 헤아리고 있는 것이냐?”

  • 기사입력 : 2018-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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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오전 10시 30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3층 소회의실에서 창원지청 관계자들과 경남 노동계 대표의 면담이 진행됐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774명 중 해고된 64명, 이 중에서도 현재 경제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36명의 연내 재고용을 우선 논의하는 자리였다.

    양측은 테이블을 마주보고 앉았지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먼저 고용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특별근로감독 결과 창원공장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판정을 내린 바 있으며, 노동계의 고발에 따른 수사도 검찰 지휘를 받아 이어오고 있다. 형사적인 처리를 위한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창원지청 임의로 할 수 없으며, 해고자들에 대한 재고용은 원·하청에 강제할 수 없는 문제여서 설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창원고용지청장은 ‘투트랙’이란 표현을 쓰며 이러한 과정을 설명했다.

    노동계의 이야기는 외자기업의 불법 파견 문제를 정부도 알고 시정명령까지 내렸으면서 왜 미적거리느냐는 것. 검찰 송치와 재고용, 두 문제에서 고용부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이때였다. 공은 재고용의 칼자루를 쥔 하청업체로 넘어갔다는 고용지청 쪽의 설명과 함께 한 협력업체의 속내도 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 “사업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해고자 재고용은 절대로 못하겠다고 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 있던 해고 노동자의 표정은 절박해보였다. “우리는 헤아리고 있는 겁니까?”

    올 초부터 쓸 수 있는 ‘투쟁수단’을 거의 다 써 봤다고 판단한 노동계는 이후 공공기관 점거로 사안의 시급성을 표출했다. 이튿날인 13일에도 점거농성은 지속됐다. 48년 전 이날은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몸에 불을 당기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친 날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마땅할 사람을 계약 해지한 뒤 다시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이 정말로 사업 포기와 등가의 선상에 있는 문제인가 묻고 싶다. 공은 하청으로 넘어간 것이 맞는지도.

    도영진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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