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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의전과 서열- 허승도(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8-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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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전(儀典)은 예를 갖춰 베푸는 각종 행사 등에서 행해지는 예법이다. 조선시대 경국대전의 6전 중 예전에는 의장(儀章·복식), 의주(儀註·국가의 전례절차), 조정의 의식, 국빈을 대접하는 연회, 사신 접대방식, 제례 등 의전 사항이 규정돼 있다. 이 중 국가의 전례 절차는 길례(吉禮), 가례(嘉禮), 빈례(殯禮), 군례(軍禮), 흉례 (凶禮) 등으로 나눠 예별로 세부 의전 규정을 만든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를 지키도록 했다. 의전을 중시했다는 이야기다.

    ▼의전 행사에서는 서열이 중시된다. 우리나라는 의전서열을 정한 명문 규정은 없지만 관행적으로 외교부 의전실무편람을 적용하고 있다.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장-여당대표-야당대표-국회부의장 순이다. 행정-입법-사법부 수장 순으로 정해져 있다. 의전 행사에서 좌석 배치와 호명 순서도 이 의전서열에 따른다. 좌석은 대통령을 기준으로 의전서열에 따라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 가면서 배치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외교부 의전실무편람을 준용해 행사 성격에 맞게 의전서열을 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행이다. 그러나 최근 창원시에서 그 관행이 깨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가고파국화축제 개막식 좌석 배치에서 정당의 원외 지역위원장을 시의원보다 더 예우한 것이 발단이 됐다. 11일 자율방범대 창원시연합회 체육행사에서는 축사를 도의회의장-시의회부의장-국회부의장-국회의원 순으로 정해 국회의원이 축사를 사양하면서 뒷말이 많다.

    ▼창원시는 의전을 두고 논란이 일자 ‘시민중심 의전행사 지침’을 발표했다. 시민 우선, 간결성, 합목적성, 공정성, 특수성 등 5가지 원칙으로 시 주관 행사는 시민중심으로 바꿔 나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좌석 배치도 주요 인사들이 차지했던 앞자리를 시민에게 준다고 한다. 하지만 상황에 걸맞은 의전은 필요하다. 문제는 과잉 의전과 상식에 벗어난 의전이다. 창원시의 원외 지역위원장에 대한 예우가 과잉 의전인지는 시민이 판단할 것이다.

    허승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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