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30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작은 실천의 기쁨- 한일문(경남과기대 산학협력 교수)

  • 기사입력 : 2018-11-16 07:00:00
  •   
  • 메인이미지




    60년대 중후반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본다. 끼니가 될 만한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는 친구들이 절반이나 되던 시절이다. 풍겨오는 음식 냄새를 참지 못해 슬그머니 교실을 나와 허기진 배를 물과 입안에 고인 침으로 채우던 점심시간은 당장의 배고픈 고통도 컸겠지만 ‘나는 왜 이럴까’라는 마음의 아픔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

    모든 것이 부족한 그 시절, 수확량이 30%나 많으면서도 전국 어느 곳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신품종 ‘IR667’은 우리나라 쌀 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이 벼를 민족의 염원인 통일과 같은 의미로 ‘통일벼’라고 불렀고, 이에 이름값을 하듯 70년대 초를 시작으로 널리 보급되면서 급기야 77년에는 650만t의 쌀을 생산하면서 그렇게도 희망하던 쌀의 자급자족이라는 쾌거가 이루어졌다.

    “흰 쌀밥에 고깃국 한 그릇만 먹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하는 그 시절, 이 역사적 사실은 우리 민족이 배고픔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진정한 해방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고마운 벼를 ‘기적의 벼’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의 양이 14만여t이나 되며,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2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렇게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를 20%만 줄인다고 가정하면 연간 177만t의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고, 18억kWh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어 우리 주위에 소외받고 있는 40여만 가구의 가난한 이웃이 추운 겨울 난방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전력량이 된다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음식물쓰레기량을 줄이고 혹여 버릴 때는 물기를 꽉 짜서 배출량을 적게 하면서 이쑤시개와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해 가축사료나 퇴비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우리들의 작은 실천이 필요한 시기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이러한 작은 실천은 힘들게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인들에 대한 예의이고, 이 시대 인류의 시급한 과제인 지구 환경을 살리는 지혜라고 본다.

    한 일 문

    경남과기대 산학협력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양영석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