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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물가 오름 주범인가- 임동식(창원시 대산면장)

  • 기사입력 : 2018-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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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까지 황금빛 물결로 출렁이던 가을 들판은 이제 몇 군데만 듬성듬성 남기고 텅 비어 가고 있다. 가을 들판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다는 어른들의 말씀은 옛날 이야기로 남은 지 오래인 듯하다.

    예부터 가을걷이가 시작되면 농부들은 희망에 젖어 콧노래 부르며 주름진 얼굴이 환히 펴지고 입가에 웃음이 번져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올해도 예년과 같이 풍년이 들어 기쁜 마음으로 추수하고 쌀값이 올라 농민 모두가 기쁨을 누리는가 싶었는데, 언론매체에서 쌀값이 오른다고 연일 보도를 하더니 급기야 전년도의 공공비축미를 시중에 방출해 쌀값을 내리게 하는 정책은 농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과 다름없다.

    농민도 국민인데 왜 기쁜 환호성보다 가슴 아픈 탄식을 하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1.7㎏이다. 식생활 패턴의 변화로 최근 10년 동안 쌀 소비량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밥 한 공기의 쌀값은 200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정부 통계기준으로 치면 성인 한 사람이 삼시세끼 쌀밥을 다 먹어도 연간 20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다.

    4인 가족이 저녁 외식 한 끼에 10만원을 넘게 쓰면서 마치 쌀값이 대한민국 물가를 올리는 주범으로 몰아가는 언론 행태와, 정부가 추진하는 쌀값 정책들로 인해 농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봄부터 시작해 여름의 땡볕더위를 거쳐 가을까지, 3계절 내내 땀흘리며 노력한 결실이 농민들을 웃음 짓게 할 수 없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자식들이 신고 다니는 메이커 신발 한 켤레가 20~30만원 하고, 아웃도어 윗도리 하나에도 30만원이 넘지 않은가.

    신발 한 켤레, 옷 한 벌에 1년치 식량값을 쓰고도 말이 없으면서 쌀값 가지고 왜 이리 야단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밥 한 공기 200원에서 300원으로 오르면 하루 세끼 600원에서 900원으로 300원 오른다고 정확히 보도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쌀값이 폭등해 국민이 못 살아 가는 실정이 아닐진대 왜 쌀값으로 농민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지 가슴이 아프다.

    차제에 언론은 여러 정황을 분석해 국민들이 그 실정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보도해야 한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고사하고라도 ‘농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주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아울러 농업과 농촌이 갖는 무한의 ‘공익적 가치’에 더해, 식량 안보, 홍수 예방과 탄소정화, 여름철 기온 조절 등의 중요한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벼가 익어가는 가을 들판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풍경이 아닌가.

    도시민에게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다원적 가치를 널리 홍보하고 농민이 잘살 수 있도록 적극적인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

    임동식 (창원시 대산면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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