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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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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65)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35

“쇼핑몰은 어때?”

  • 기사입력 : 2018-1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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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청의 제안은 나쁘지 않았다. 김진호는 임원들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혼자서 결정을 하는 것보다 여럿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더 좋다. 유청은 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에 돌아갔다. 시장 상인들이 어렵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불황이 오고 있다고 했다.

    ‘옛날에 한국에 종합상사라는 것이 있었지.’

    70년대와 80년대 기업인들은 닥치는 대로 물건을 사들여 외국에 팔았다. 가발을 비롯해 스웨터, 뱀장어, 메뚜기까지 죄다 수집하여 팔자 종합상사가 잡화상이라는 비난까지 일어났다. 그러나 미국은 그 무렵에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제너럴일렉트릭은 선풍기 등 소형 가전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20만 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제너럴일렉트릭은 잭 웰치의 구조조정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잭 웰치는 노동자들로부터 격렬한 비난을 받았으나 기업은 살아났다.

    한국은 주먹구구식 경영을 했고 결국 IMF를 맞았다. IMF가 오자 한국도 마침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었으나 IMF를 극복하는 데 계기가 되었다.

    “쇼핑몰은 어때?”

    서경숙에게서 전화가 왔다. 김진호가 불황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반응이 나쁘지는 않아. 아직 폭발적이지는 않고… 초기에는 물건의 질이 좋다는 인식을 심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김진호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대답했다.

    “그래. 품질이 중요해.”

    “서울에 돌아갔어?”

    “그럼. 어젯밤에 도착했지. 애들은 밥 먹고 학교에 갔어.”

    시언이와 준희는 오후까지 학교에 간다. 화교학교에 전학을 마쳤다.

    “회사 자금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했다고 그러대.”

    “그래. 나도 알아야 하니까. 자금이 필요하겠더라. 우선 큰 공장을 짓지 말고 작은 공장을 지은 뒤에 확장을 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 필요한 자금은 오늘 보내 줄게. 자금 담당 이야기로는 10억쯤 필요하겠다고 하더라. 쇼핑몰을 확장하려면 물류창고가 중요하지? 얼마나 필요해?”

    “물류창고가 중요하지. 10억 정도면 될 것 같아.”

    “제품을 공급하는 사람들에게 신용을 잃으면 안돼.”

    “나도 신용은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서경숙과의 통화는 오래 끌지 않았다. 서경숙에게 굳이 자세하게 보고하고 싶지 않았다. 유이호가 사무실로 들어온 것은 점심시간이 되기 전의 일이었다.

    “회장님, 지금 물류창고에 5만 점의 의류가 남아 있습니다.”

    “얼마나 있으면 소진되나?”

    “약 보름 정도면 소진될 것 같습니다.”

    판매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물류창고에는 수십만 점의 의류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의외로 빠르군.”

    “조만간 새로운 의류를 발주해야 합니다.”

    “음.”

    김진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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