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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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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낙엽송- 서영훈(사회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8-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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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넓고 깊은 산, 그래서 원시림으로만 뒤덮여 있을 듯한 지리산에도 흔치는 않지만 인공조림 지대가 자리하고 있다.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을 맨 처음 오르는 사람들 대부분이 산행 기점으로 삼는 중산리 주변에서도 군데군데 인공으로 만든 숲을 만날 수 있다. 중산리 탐방안내소를 출발해 왼쪽의 칼바위 코스로 가든 오른쪽의 경남도환경교육원 코스로 가든 마찬가지다.

    ▼셔틀버스를 타고 환경교육원까지 간다면, 교육원 입구 옆길을 올라 좁은 등산로로 접어드는 순간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낙엽송 군락과 마주치게 된다. 일반적인 지리산의 숲과 비교해 이질감마저 드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찬바람이 부는 지금 이 시기에는 잎을 떨어뜨리고 겨울나기에 들어섰을 터다. 나무의 생김새로 봐선 소나무처럼 사철 푸른 잎을 가지고 있을 법하지만, 낙엽을 떨어뜨리는 나무라서 그런지 낙엽송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소나무과로 분류되는 낙엽송의 정식 명칭은 일본잎갈나무로, 성장 속도가 빨라 산사태를 막는 데 유리하고 또 목재의 쓰임새가 많아 1960~1970년대에 국립공원을 포함한 산지에 많이 심겨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공조림지가 그렇지만 단일수종이 숲을 이루다 보니 다른 나무가 전혀 자라지 못하는 등 생태계 건강성에 문제가 제기된다. 더구나 낙엽송은 뿌리가 깊게 박히지 않아 바람에 취약하다는 약점도 있다. 그래서 국립공원의 낙엽송 숲을 자연적인 숲으로 바꾸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내에 인공조림된 수종은 낙엽송뿐만 아니라 소나무, 삼나무, 편백 등으로 다양하다.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특히 편백이 조림용으로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편백 역시 일본에서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인공조림 수종에서 제외되고 있다. 인공으로 숲을 만들려면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을 바라보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사후관리를 해야 하는 만큼, 인공조림 수종을 선택할 때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할 듯하다.

    서영훈 사회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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