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짝퉁과 명품- 김종민(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8-11-23 07:00:00
- Tweet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짝퉁’이란 이미 등록된 상표와 유사하거나 동일한 상표를 무단 사용해 상표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제품들을 말한다. 이런 제품들은 ‘명품’을 갖길 원하는 사람들이 그 대용품으로 구입하거나 아니면 저렴한 가격에 속아서 사는 경우가 있다. 명품의 우리말에 대응하는 영어의 럭셔리(Luxury)는 호사품이나 사치품이라는 의미가 강하지만 대체로 명품은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을 말한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손목시계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서민들은 구입하기 어려운 스위스 명품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가격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한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난 2007년쯤 캄보디아 출장 당시 길거리에서 30달러를 주고 산 ‘짝퉁’이라고 해명했다. 왜 짝퉁 시계를 차고 있느냐는 질문엔 “짝퉁 시계이지만 시계가 잘 맞는 편이다”고 답변했다.
▼짝퉁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도 비슷한 논란을 겪은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인 지난 2012년 어떤 행사에서 신고 있던 양말이 노출된 적이 있는데 그 양말이 명품 ‘조르지오 아르마니’ 제품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부인 김정숙 여사는 “남대문시장에서 2만원에 8켤레를 주고 산 것”이라며 “남편에게 짝퉁 양말을 신겨 미안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부 정치인, 경제인 등의 갑질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자신이 명품이라고 생각하고 타인들을 짝퉁이라 여기는지는 모르겠지만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앞에서 밝혔듯이 ‘뛰어나거나 이름난 것’을 뜻한다. 사실 그 시계가, 그 양말이 명품인지 짝퉁인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록 몸에 두른 것이 소박한 것일지라도 갖고 있는 마음이 훌륭하다면 그 사람은 충분히 빛날 것이고, 온몸에 값비싼 명품을 걸쳤어도 가진 마음이 편협하고 이기적이라면 짝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많은 분들이 국민들을, 이웃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명품이길 기대한다.김종민 편집부 차장대우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종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