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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73)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43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 기사입력 : 2018-1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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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머리에 대해 읊은 시라는 뜻이다. 시의 제목 자체도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하얗기는 산 위의 눈과 같고

    깨끗하기는 구름 사이의 달과 같았지요

    들으니 그대에게 두 마음이 있다고 하니

    이로써 옛 정을 끊기 위해

    오늘 이 술자리를 마련했어요

    내일 아침은 해가 물위에 있겠지요

    다리 위에서 헤어져

    물따라 동서로 흘러가겠지요

    쓸쓸하고 처량하군요

    나만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백발이 될 때까지 헤어지면 안되는데

    대나무 잎사귀는 어찌 이리 하늘거리고

    물고기 꼬리는 어찌 이다지 날렵한가요

    남자는 의기를 중하게 여겨야 하는데

    어찌 재물만 위하나요



    사마상여는 탁문군의 시를 듣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마상여는 탁문군에게 사과하고 다시 사랑을 나누었다. 사마상여는 벼슬을 사직한 뒤에 탁문군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와 많은 시를 남기고 병사했다.

    탁문군은 사마상여의 묘비문을 스스로 지었다.

    사마상여는 매우 독특한 인물이었다. 그는 처음에 전 재산을 털어서 관직을 샀다. 한나라 시대에 접어들면서 돈으로 벼슬을 사거나 상인들이 관직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사마상여는 그 이후 돈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 탁문군도 재산을 버리고 사랑을 찾아 도피 행각을 벌였을 정도로 재물에 초월한 자유연애주의자이자 시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노년이 된 뒤에도 깊이 사랑했다.

    탁문군의 고향에는 저명한 시인들이 많이 출생했다. 시인들의 고향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가곡 ‘동심초’의 가사도 성도 출신의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가 쓴 것이다.

    설도는 낙양의 종이값을 올린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히 기약이 없네

    뭐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여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고 하는가



    사마상여와 탁문군은 2000년 전 사람이지만 돈에 구애되지 않고 애틋한 사랑을 나누었기에 동심초의 노랫말과 함께 사람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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