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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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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IMF와 삼남매- 김경(창녕군의원)

  • 기사입력 : 2018-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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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어디서 많이 들어봄직한 문구다.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정관수술하면 예비군 훈련도 면제해주었던 시대가 불과 몇십 년 전인데, 당시 다소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이듬해 8월께 첫딸을 만나는 기쁨과 행복도 잠시. 어느 날 IMF라는 낯선 말들이 각종 언론매체의 첫 머리글로 나와 그냥 나라가 달러 보유량이 적어 국제통화기금에서 달러 좀 빌리는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실상은 국민과 기업들이 엄청난 대가를 치를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맞벌이 부부로서 모유를 먹일 수 있는 출산휴가가 끝나고, 이유식을 익숙하게 잘 만들 때쯤 쌍둥이 남매를 출산했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삼남매를 가진 것이다. 멀쩡히 다니는 직장마저 그만두고 조카를 돌봐주었던 처제와 장모님.

    지금 되돌아보면 자고 나면 오르는 분유값을 보듯이 저소득층이 감당해야 할 현실의 억눌린 삶의 무게가 어떠하였는지를.

    그러나 대한민국의 민족성은 위대하였다. 많은 국민이 국가 빚을 갚기 위하여 금 모으기 운동을 전개하였고, 삼남매의 장롱 속 백일반지, 돌반지, 팔찌 등 모두 달러 상환에 앞다투어 세상에 나오게 하는 새로운 문화를 연출했다.

    지금은 삼남매 모두가 대학생이지만 성장기엔 엄마, 아빠 없이도 서로가 친구가 되어 스스로 놀이문화를 만들며 저녁 때 귀가하는 엄마, 아빠를 기다렸다. 유년 시절 잘 돌봐주지 못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아직도 남아 있다.

    중요한 청소년기를 잘 보내고 부모의 도움 없이도 모두 원하는 대학을 갔다. 지금은 재산도 명예도 없지만 자식농사만큼은 부자가 된 듯하다.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난으로 결혼도 포기하고 취미생활도 포기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옛말에 세상에 태어나면 다 자기의 몫이 있다고 하듯이, 눈높이에 맞게 취업도 하고 연애도 해 가정이라는 행복한 울타리를 만들어 인생의 참맛을 느껴보고, 우리들이 그랬듯이 엄마, 아빠가 되어보길 바란다.

    김 경 (창녕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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