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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도로는 물이며, 물은 재물이다

  • 기사입력 : 2018-1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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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의 학자였던 조재삼(1808~1866) 선생이 지은 송남잡식(松南雜識)에 ‘작사도방 삼년불성(作舍道傍 三年不成)’이란 글귀가 있다. 길가에 집을 지으려고 하니 분분한 의견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짓지 못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지인이나 평소 친분이 있는 스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조언에 혼돈만 가중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말일 수도 있겠다. 각종 교육기관을 통해 풍수뿐만 아니라 사주와 수맥 공부를 한 사람들이 배운 실력을 시험 또는 과시하고자 섣부른 주장을 내세우는 경우를 간혹 본다. 지나친 주장이나 고집은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기보다 혼돈만 가중시킬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고현학(考現學)이라는 학문 분야가 있다. 오래전 인류의 거취와 생활문화를 탐구하는 고고학과 달리 당대의 ‘도시풍속학’이며, 세태를 꼼꼼하고 깊게 탐구하여 장래의 발전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풍속세태사회학’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풍수적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바로잡아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면 이 또한 ‘탈신공개천명(奪神功改天命·신이 할 일을 대신 해 나쁜 운명을 바꾸다)’이라 생각한다.

    거주(居住)를 목적으로 하는 집은 대체로 고속국도나 일반국도와 같은 대로(大路)에 가까이 위치하면 소음과 풍살(風殺·바람 맞음)로 인해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그러나 소로(小路)의 경우 해를 끼치는 도로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큰 도움을 주는 도로도 있다. 풍수에서는 도로를 물로 비유하는데, 도로의 높낮이에 따라 물(빗물·계곡물 등)도 같이 따라가며 물이 흐르는 곳을 메우거나 복개를 해 도로를 만드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도로는 집을 감싸주는 ‘금성수’, 집을 향해 구불구불 굽어오다가 옆으로 내려가는 ‘구곡수’가 좋은 반면 집을 외면하는 ‘반궁수’, 집 앞에 일직선으로 멀리까지 뻗어있는 ‘견우수’, 집 앞 가까이에 있는 ‘할각수’는 대단히 흉하다. 특히 계곡의 연장선상에 흐르는 물과 지력이 약한 산줄기의 틈새에서 흐르는 물에 연결된 집은 건강과 재물을 모두 잃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곳은 터의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창원시에 거주하는 지인 중에 여러 사업을 거쳐 지금은 탄탄대로를 걸으면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이 있다. 그는 항시 휴대폰에 저장된 가족사진을 보면서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기 위해 더 양보하고 더 겸손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했다. 사주가 좋아도, 인상이 좋아도, 운이 좋고 노력을 제아무리 많이 해도 인정을 베풀고 선(善)을 쌓지 않으면 큰 부자가 될 수 없다. 만일 된다 해도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이를 두고 옛 글귀에는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으로 표현하면서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후손들에게까지 복이 크게 미친다고 했다. 그는 자신도 노인이 되었으니 더 늦기 전에 ‘노인복지시설’을 통해 사회공헌사업을 하고자 부지에 대한 감정을 요청했다. 그는 ‘터가 좋은 곳’에 건축해야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무병장수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었다. 용도에 가장 알맞은 터를 선택해야만 최대 효율을 얻을 수 있기에 ‘터의 선정’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복지시설이나 기도원 등은 산진처(山盡處·약간 평탄한 산의 끝부분)가 생기를 받는 데 가장 적합한 곳으로 여겨도 무방하다.

    감정을 요청한 곳은 주산(뒷산)이 백두산을 지칭하는 조종산(주산과 연결된 근본이 되는 산)의 용맥(산줄기)을 이어받아 안착을 하기 위해 내려온 튼실한 생룡(生龍·살아있는 용)이었다. 산줄기는 좌우로 요동을 치며 지기(地氣)를 모으면서 내려가는 생룡으로 추한 곳이 없으며, 양쪽 계곡이 그리 깊고 넓지 않으면서 바람과 물을 터에 적절하게 공급을 해주고 있는 생기가 모인 곳이었다. 용맥은 산진처에 안착하기 위해 자리를 스스로 만들었으며, 주변 건물들은 바람막이가 되어 외부의 흉풍을 막고 있었으나 약간 벌어진 좌측산(좌청룡)과 우측산(우백호) 사이에서 치는 흉풍과 소음을 막고자 향후 비보(裨補) 숲을 조성하도록 했다. 용도에 합당한 좋은 터였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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