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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제로페이 안착, 소비자가 나서야 한다- 허승도(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8-1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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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와 서울시가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제로페이’가 20일부터 서울과 창원에서 시행된다고 한다. 내년 2월 정식 시행을 앞두고 시범운영에 들어가지만 QR코드를 활용한 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 이유는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앱을 이용해 매장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소상공인 계좌로 구매대금이 계좌이체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사와 밴사 등을 거치지 않아 이름처럼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수수료를 0%대로 줄 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수수료는 전년도 연매출액을 기준으로 8억원 이하는 0%, 8억~12억원은 0.3%, 12억원 초과는 0.5%가 적용된다. 카드수수료 부담이 많았던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큰 혜택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제로페이의 강점이 반감됐다.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가맹점의 기준을 현재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같이 연매출 30억원 이하까지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면 전체 카드가맹점의 93%가 우대가맹점이 된다고 한다. 수수료는 내년 2월부터 연매출 3억원 이하는 0.8%, 3억~5억원은 1.3%, 5억~10억원은 1.4%, 10억~30억원은 1.6%를 적용받게 된다. 신용카드 가맹점 입장에서는 정부의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부가가치세 세액공제 한도 확대 등으로 카드수수료 부담을 대폭 덜게 됐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에게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개발한 제로페이의 취지가 다소 퇴색된 셈이다. 그렇다고 제로페이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 푼이 아쉬운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제로페이와 신용카드의 수수료율 차이 1%p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소비자가 제로페이로 결제를 많이 해야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그동안 사용해왔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놔두고 굳이 제로페이로 바꾸어야 할 장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으로는 신용카드(15%)와 체크카드(30%)보다 높은 40%의 소득공제가 있다. 이것도 직원 5명 미만의 소상공인 가맹점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소득공제 혜택만으로는 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실적만 봐도 예측할 수 있다. 신용카드는 체크카드보다 소득공제율이 15%p 낮지만 이용실적은 79%로 체크카드(21%)보다 휠씬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소득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포인트 적립, 무이자 할부, 다양한 이벤트 등 혜택이 많은 데 있다. 특히 체크카드는 계좌에 돈이 있어야 결제가 되지만 신용카드는 소비자의 신용 정도에 따라 일정 한도 내에서 돈까지 빌려주는 것이 큰 메리트이다. 하지만 제로페이는 체크카드와 같이 계좌에 잔액이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고 여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소득공제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로페이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찾아야 한다. 현재 지방정부에서는 공영주차장 할인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부족하다. 신용카드와 같이 여신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영업자가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아무리 많이 가입을 해도 소비자가 이용을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소비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돕는다는 심정으로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자.

    허승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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