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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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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릉 펜션 참사, 교육부의 탁상행정 대책

  • 기사입력 : 2018-1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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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8일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고교생 10명이 죽거나 의식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수능을 마친 고3생들로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갔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산화탄소 중독 원인은 수사가 좀 더 진행돼야 명확히 알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가스보일러 본체와 배기관의 연결부위가 어긋나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이 펜션에는 1만~2만원이면 달 수 있는 가스누출 경보기조차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 교육당국은 19일 ‘수능을 마친 뒤 고교 학사운영 상황’과 ‘개인체험학습 안전상황’ 점검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책을 내놨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이날 강릉 펜션 사고 교육부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수능 이후 마땅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 학생들이 방치되는 것 아닌지 전수점검하겠다”면서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등학생끼리 장기투숙하는 여행이 있는지도 신속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회의 이후 안전이 우려되는 개인체험학습은 학교장이 재고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각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경남도교육청도 이날 수능 후 3학년들의 학사운영을 철저하게 관리할 것을 당부하는 긴급 공문을 도내 전 고교에 발송했다. 또 학생들의 교외체험학습 요청 때 기간과 절차 등을 학칙에 따라 처리하고, 보호자가 동의를 하고 동행까지 해야 허가를 해주도록 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대책이 발표되자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안전이 우려되는 개인체험학습에 대해 학교장이 재고할 수 있도록 한’ 대책에 대해서는 사고를 우려해 아예 체험학습을 금지하고 ‘관리’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교실에 붙들어둘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모 동행 체험학습’에 대해서도 학생끼리 간 것이 사고원인이 아닌데도 엉뚱한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마디로 탁상행정 대책이라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고교수업과 대학입시 일정 조정 등을 비롯한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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