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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2] (21) 멧돼지 도심 출몰

인간세상에 뛰어든 멧돼지들 어찌해야 하나?
야생동물 의한 재산 피해액 301억원
이 중 멧돼지가 51%로 절반 차지

  • 기사입력 : 2018-12-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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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17일 오전 김해시 한림면에서는 밭일을 하러 가던 A(69)씨가 멧돼지에 양쪽 허벅지를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100㎏ 무게의 멧돼지는 사살됐다.

    또 도로에서 멧돼지를 피하려다 차량 5대가 잇따라 충돌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 사고는 지난 7월 22일 오후 11시 39분께 하동군 진교면 진교IC 인근 남해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B (40)씨가 몰던 승용차가 멧돼지를 들이받은 후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고 B씨 차량을 뒤따르던 차량 4대가 연쇄적으로 부딪치면서 모두 12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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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6년 10월 24일 새벽 창원 마산회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멧돼지가 계단을 오르고 있다./경남신문DB/

    이같이 멧돼지 출몰에 따른 피해가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시설 등 재산 피해액은 301억1900만원으로 전년(236억4400만원) 대비 27.4% 늘었다.

    이 중 멧돼지에 의한 피해가 5648건으로 전체 (1만911건)의 51.7%를 차지했다. 경남도는 최근 3년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을 17억8500만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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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겨울철에는 멧돼지가 사람 거주지에 출몰하는 경우가 많아져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경남·창원소방본부에 멧돼지 신고접수된 데이터를 확보해 최근 5년(2014~2018년) 도내 멧돼지 출몰 지역과 특징을 분석해봤다. 지도 이미지는 공개 프로그램인 구글 퓨전테이블을 이용했다.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의 이 기사 페이지에는 원본 자료를 모두 열람할 수 있게 공개 링크 주소가 게재돼 있다. 해당 링크를 통해 지도 데이터에 접속하면 신고 접수된 건별로 구체적인 멧돼지 출몰 지역, 날짜·시간, 마릿수, 신고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도내 멧돼지 출몰 지도

    ◆도내 최근 5년 멧돼지 신고 1197건= 경남·창원소방본부에 2014년부터 지난 5일까지 접수된 멧돼지 출몰 신고 건수는 1197건이었다. 이는 입수한 데이터에서 동일 신고, 단순 문의, 위치를 알 수 없는 신고를 뺀 건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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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멧돼지 출몰 신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었다. 도내 전체 멧돼지 신고 건수는 2014년 126건, 2015년 215건, 2016년 298건, 2017년 314건으로 집계됐다. 4년 만에 2.5배나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12월 5일까지 신고 건수가 244건으로 올해 전체 신고는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멧돼지 출몰 신고는 겨울철에 집중돼 있었다. 1·2·11·12월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383건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창원시가 225건으로 가장 많았고 통영시 193건, 진주시 106건, 거제시 105건 순으로 높게 나왔다. 읍면동별로는 통영시 용남면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55건, 합천군 가야면 54건, 통영시 산양읍 36건, 통영시 광도면 27건 순이었다.

    ◆창원 멧돼지 다수 출몰지역은?= 도내 멧돼지 출몰 다수 신고지역의 공통점은 사람 거주지 인근에 산이 있는 지역이었다. 특히 택지가 확대되면서 과거에는 산이었으나 최근 아파트나 주택가로 변화된 신도시에서 출몰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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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에서는 마산회원구 내서읍에서 멧돼지 출몰 신고가 가장 많았다. 내서읍 신고 건수는 창원 전체의 24.4%를 차지했다. 특히 내서읍 내에서도 삼계리에서 신고된 건수만 28건으로 내서읍 전체 건수의 50.9%를 차지했다. 삼계리는 공동주택 8312가구가 모여 있는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서쪽으로 광로산 자락 아래에 위치한 곳이다. 삼계리에는 초등학교 3곳과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이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진해구 안골동이 22건으로 창원 내 신고 건수가 두 번째로 많았다. 신고 내용을 살펴보면 안골동에는 식용 멧돼지 농장이 있어 여기에서 탈출한 멧돼지 신고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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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내 멧돼지 출몰 지도.

    ◆통영시 용남면 최다 출몰= 도내에서 두 번째로 멧돼지 출몰 신고가 많았던 통영시에서는 용남면 65건으로 가장 많았다. 용남면의 멧돼지 신고는 통영 전체의 33.7%를 차지했다. 용남면에서도 통영대전고속도로의 통영IC 인근에서 멧돼지 신고가 많았다.

    특히 도내 멧돼지 출몰 다수 신고 읍면동 상위 10곳 중 통영 지역 읍면동이 4곳을 차지했다. 또 통영시 도남동도 신고건수 23건으로 나와 지도를 보면 통영의 산지 아래는 점이 빼곡한 것을 알 수 있다.

    진주시에서는 평거동 지역의 신고가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진주 평거동도 산 아래 거주지 밀집 지역이라는 공식이 비켜가지 않았다. 평거동 북쪽 아래의 진양호로 125번길을 따라 멧돼지 출몰 신고지역이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제시의 경우 도내에서 네 번째로 멧돼지 출몰 신고가 많은 곳이지만 출몰 지역은 거제 전체에 골고루 분산돼 있다. 김해는 진영읍의 멧돼지 신고가 15건으로 나와 가장 많았다.

    한편 합천군의 경우 가야면에서 멧돼지 출몰 신고가 54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합천군 전체 신고의 79.4%를 차지하는 수치다. 신고내용을 보면 합천 해인사를 방문한 관광객과 등산객들이 멧돼지와 자주 마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존방법 없을까= 도내 멧돼지 신고내용을 보면 산으로 다시 도망간 멧돼지를 제외하고 소란을 피운 멧돼지는 대체로 사살됐다. 또 산지에 인접한 사람 거주지에 공통적으로 출몰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에서는 멧돼지가 사람의 영역에 침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멧돼지 거주지에 침범한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멧돼지는 원래 여름철에 새끼를 낳지만 최근 겨울철에도 새끼가 발견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간들의 포획이 많아지자 생존본능으로 과번식도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멧돼지를 사살하지 않고 공존하는 일차적인 방법은 마주쳤을 때 흥분시키지 않고 다시 산으로 돌아가게 유도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야생멧돼지 대처요령을 통해 멧돼지와 만났을 때 절대 정숙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등을 보여서는 안 되고 공격해서도 안 된다.

    경남야생생물보호협회는 미리 먹이를 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옥수호 경남야생생물보호협회 회장은 “멧돼지는 원래 온순한 동물이다. 우리와 공존할 수 있게 사람이 노력해야 한다”며 “협회는 매년 겨울철 도내 곳곳에서 야생동물 먹이를 주며 그들의 서식지에서 생활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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