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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89)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59

“나 없을 때 어떻게 지냈어요?”

  • 기사입력 : 2018-1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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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치킨도 먹고 맥주를 마셨다. 서경숙과 산사는 의외로 잘 지내고 있었다.

    “나 없을 때 어떻게 지냈어요?”

    술자리를 끝내고 산사의 방으로 돌아오자 그녀가 눈웃음을 쳤다.

    “사업 때문에 바빴지.”

    “밤에는요? 다른 여자 만나지 않았어요?”

    “우리 마누라처럼 예쁜 여자를 두고 어떻게 다른 여자를 만나겠어?”

    김진호가 산사를 안아서 입술을 포갰다. 산사가 김진호의 무릎에 앉아서 두 팔을 목에 감았다. 산사에게서 좋은 냄새가 풍겼다.

    “정말이에요?”

    “정말이야.”

    “호호호. 그럼 내가 키스를 100번 쏜다.”

    산사가 깔깔대고 웃으면서 김진호에게 입술을 포갰다. 김진호는 산사를 안고 침대로 쓰러졌다. 오래간만에 산사와 나누는 사랑이다.

    산사는 뜨겁게 반응해 왔다.

    ‘이제는 서울이 낯설게 느껴지는구나.’

    사랑을 나눈 뒤에 산사는 그의 팔을 베고 잠이 들었으나 김진호는 잠이 오지 않았다. 그는 어둠 속에서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잠을 잤다.

    김진호는 이튿날 아침에 서울 사무실로 나갔다. 서울 사무실에는 장위와 탁경환 등이 나와 있었다. 김진호는 뒤늦었지만 서울에 본점을 내는 문제에 대해 회의를 했다. 서울에 본점을 내는 문제를 모두 찬성했고, 신촌 쪽에 장소를 알아보기로 했다.

    본점은 옷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문화공간 개념으로 매장을 만들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김진호는 회의록을 작성하게 했다.

    임원들은 오전에 의류 자동화 시스템에 갖추어져 있는 공장을 용인으로 방문하여 살폈다. 오후에는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회사를 찾아가 브리핑도 받고 설명도 들었다.

    김진호는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는 방문하지 않았다. 대신 장위를 비롯해 임원들을 보냈다. 김진호는 서경숙과 함께 삼일그룹 회장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삼일그룹 이정식 회장은 서경숙이 오랫동안 모셨던 사람이다.

    80년대에 반도체를 처음 생산하면서 삼일그룹을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발전시켰다. 최근에는 병 때문에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이정식 회장이 죽을 때가 되었나?”

    서경숙이 이정식의 집으로 향하는 차에서 중얼거렸다.

    “왜 그러는데?”

    김진호는 어리둥절했다.

    “갑자기 나를 보자고 하시는 게 이상하잖아?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몇 살이나 되었는데?”

    “80세가 조금 넘었어.”

    80세가 넘었다면 수명이 다했다고 보아야 한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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