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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의심 여성 경찰수사, 신중해야 한다

  • 기사입력 : 2018-1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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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산부인과를 찾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경찰이 낙태 여부를 확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은 지난 24일 경남지방경찰청을 찾아 반인권적 임신중절 여성 색출수사를 규탄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고 한다. 낙태죄를 둘러싼 논란이 시작된 것은 도내 모 경찰서에서 낙태 여부를 조사한 사실이 전해지면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압수수색을 통해 지역 모 산부인과의 참고인 여성 24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출석을 요구한 것이다. 이를 놓고 여성단체들은 여성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낙태죄 폐지’를 촉구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성 여부의 심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낙태죄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우리 사회의 오랜 논쟁거리인 낙태죄 논란은 시대에 맞는 결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는 강간, 근친상간 등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행위를 전면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수많은 낙태수술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원인과 해결책이 뒤따르지 못한 데 있다. 연간 16만9000건(2010년 기준)의 낙태가 이뤄지지만 합법적인 수술은 5~6%에 불과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현실과 다른 법규 때문에 불법적인 임신중절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성에게만 임신의 책임을 묻는 불합리한 현실이 가장 큰 문제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경찰의 낙태죄 수사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경찰은 이번 수사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오해를 받아 2차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뜨거운 감자로 재삼 떠오른 낙태죄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져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법과 현실의 괴리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낙태와 관련된 처벌 법규도 사실상 사문화된 것이나 다름없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임신부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보호 등 해묵은 쟁점을 벗어나 현실적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헌재의 위헌심리를 계기로 전향적인 낙태죄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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