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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기다리며- 이문재(정치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8-1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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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없이 달려온 2018년도 곧 끝이다. 시작부터 ‘어렵고 힘들다’던 말이 지금껏 계속되고 있으니, 참으로 고달픈 시간이었다. 그래도 새날을 맞아야 한다. 지나간 것은 접고, 다가올 것을 준비하는 게 살아있는 사람들의 숙명이자 지혜다. 올 한 해 우리들이 살고 있는 경남지역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지역정치는 더불어민주당의 강세로 인해 급변한 지형을 감안하면 평온했다. 민선 7기가 시작되고, 대개의 지자체는 주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것을 행정의 최우선으로 정했다. ‘행복한 시민’, ‘사람중심’, ‘군민행복시대’, ‘시민이 먼저입니다’ 등을 시정목표로 정해 주민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정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이 ‘행복’이 행정에서 정한 일방적인 것이 아닌 주민 수렴형이었다는 것이다. 무조건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줘야 ‘행복’한지를 주민들에게 먼저 물어보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수렴의 절차나 시간이 합당하고 충분했는지를 논외로 하면, 지방자치 7기의 연륜에 부합하는 참신한 변화임에 틀림 없다. 선거 과정은 정치였지만, 행정은 현실을 받아들인 결과다. 이에 대한 과실을 얼만큼 수확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향점은 ‘새로운 변화’를 기반으로 한 ‘주민행복’으로 향했다.

    지역경제는 참으로 암울했다. 지역 기반 상장사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매출이나 영업이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수출액도 반짝 반등한 한 달을 제외하곤 전 기간 전년 동기 대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탈원전, 최저임금, 근로시간단축 등 정부정책도 부담이 됐고, 글로벌 경기의 전반적인 침체 지속도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때문에 대기업이나 중견·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고용인원을 감축하거나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임금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일부 제조업 부문의 시황개선 조짐이 있지만, 내년 세계경제의 대체적인 전망이 ‘저성장’이라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나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로서는 더욱 높아진 ‘취업의 벽’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한 포털의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취업준비생들의 ‘고목사회(枯木死灰: 마른 나무나 재와 같이 생기와 의욕이 없는 상태)’, 자영업자들의 ‘노이무공(勞而無功: 애만 쓰고 보람이 없는 것)’ 등 암울한 사자성어를 언제 뿌리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 전반에서도 크고 작은 일들이 이어졌다. 연초 밀양 세종병원 참사가 워낙 충격을 준 탓인지 이후 기억에 남는 큰 사건·사고는 없었던 것 같다. 대신 김해신공항 건립,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주요 정책과 관련한 갈등이 표출됐다. 서부경남KTX나 마산야구장 명칭 논란, 거가대교 통행료 문제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안들이 촉발됐다가 결론이 거의 났거나 막바지 과정을 남겨놓고 있다. 서로간의 이해(利害)가 엇갈려 다소간의 공방은 오갔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소모적인 갈등은 없었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도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게 됐다. 모두가 여러 일을 겪고 또 극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더러 패착이나 모자람도 있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조금씩 진화하고 발전했다는 것이다. 일 년이라는 긴 시간을 띄엄띄엄이라도 떠올려 본 것은, 지나온 시간과 경험들이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반성이거나 도약대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못다 한 약속, 덜 이룬 계획과 꿈, 떨치고 싶은 일들. 이를 해결할 새로운 시간이 주어지는 게 감사하고 다행이지 않은가.

    이문재 (정치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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