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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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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중·장년층의 일자리- 김종도(삼강엠앤티 부회장)

  • 기사입력 : 2018-1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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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75%가 임금근로자이며 많은 사람들이 기업이라는 일터의 종업원들이다. 우리의 주력산업이 둔화되고 있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암울한 경제지표와 증대되는 불확실성은 경제주체들을 움츠러들게 하고 기업경영자들은 지금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내년에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수주가 줄고, 재고는 늘고, 매출은 떨어져 수지가 악화되는 데다 기업 활동 규제까지 늘어나 사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이 일상화되고 상시 감원이 추세가 되고 있다. 따라서 사오정(四五停)이라는 말이 있듯이 40대의 일자리도 위협을 받고 있으며, 소위 샐러리맨의 꽃이라는 대기업 임원도 평균 3년 재임 후 퇴사하며 그때 나이가 55세라는 통계에서와 같이 임원이든 일반직원이든 희망퇴직, 조기정년, 세대교체 등의 형태로 중·장년층의 일자리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40~50대 연령층의 실업은 청년세대인 자식들의 취업도 걱정해야 하고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2013년 ‘고령자고용촉진법’ 제정으로 60세 정년이 의무화되었다고 하지만 조기퇴직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직장을 떠난 장년층이 자영업에 진출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구직시장에서는 젊은 사람들에 밀려 그냥 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청년실업 대책이나 소득주도 성장정책도 중요하지만 중·장년층에 대한 일자리 대책도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가장(家長)으로서의 가정경제에 대한 책임과 노후생활비 확보 측면에서도 필수적인 사안이지만 고령화 사회현상인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기도 하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장년층에 적합한 업무를 발굴하여 우선 고용직종으로 지정하고, 새로운 직업과 직종에 대한 역량을 갖추는 데 학령인구 감소로 애로를 겪고 있는 대학과 전문대학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 장년층을 퇴직시킬 수밖에 없는 사정, 즉 노령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 인건비 부담, 인사관리의 어려움, 신규채용 여력감소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숙련자 고용유지 방안으로 우선 퇴직 후 재계약 형식을 채택하고 연령대별 근무시간, 임금 및 복지제도에 유연성을 두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도 세제혜택 등 노령층 고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개인은 평생직장 개념이 희미해지는 현실에서 자기만의 기술과 역량을 갖추어 평생 직업을 지향하고,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일자리 패러다임의 전환에도 자기주도 학습으로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십수 년간 종사한 직종에서의 전문성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취업 기회를 찾고, 보수에 대한 기대도 재고해야 하며 신입사원으로 채용도 감수해야 한다. 아니면 같은 처지의 동료들과 합심하여 특수법인을 설립하여 기업과의 계약으로 일자리를 보장받고 적절한 처우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지역과 사회, 기업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보답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 노력봉사부터 재능기부까지 봉사에는 대상의 제한과 범위의 한계가 없으며, 작은 일과 큰일의 구분도 없다. 봉사하는 것을 좋아하고 만족하면 그보다 좋은 직업도, 그렇게 보람차고 행복한 일도 없다고 한다.

    지난 기간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쉼 없이 달려온 베이비붐 세대의 역할이 직장을 나서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환경에서 새로운 주력으로 기여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이고 베이비붐 2세대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100세 시대에서 50·60대는 사회보장제도의 수혜자가 되기보다는 당당하게 일하고 싶은 청년이지 않은가.

    김종도 (삼강엠앤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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