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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산타클로스- 김종민(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8-1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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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찾아오는 크리스마스가 올해도 무사히(?) 지나갔다. 선물을 조르는 아내와 아이의 압박 속에 그럭저럭 몇 개의 작은 성의(?)로 타협에 성공한 것 같다. 다른 아빠들도 그렇겠지만 난 우리집 산타클로스다. 매년 이맘때면 산타클로스가 돼야 한다. 원하는 걸 갖고 싶어 조르는 아이는, 산타 할아버지는 말 잘 듣는 아이에게만 선물을 준다는 내 말에 답한다. “아빠가 산타클로스잖아”.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산타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하는 일곱 살 아이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산타를 믿니?”라고 물었다. 그는 “왜냐하면 일곱 살은 ‘마지널(marginal)’하잖아”라고 말했다. ‘마지널’은 ‘경계’라는 뜻이 있다. CNN은 트럼프가 산타에 대한 진실을 깨닫는 한계 연령으로 7세를 지목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는 산타를 기다리는 동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산타클로스라는 이름은 270년 소아시아 지방 리키아의 파타라시에서 출생한 성 니콜라스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그는 후에 대주교가 돼 남몰래 선행을 많이 베풀었는데 사형 직전의 무고한 사람을 구하고, 생활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보살폈다. 어린이가 자고 있는 동안 양말에 선물을 두고 가는 모습도 성 니콜라스에서 유래됐다. 생활이 어렵던 세 자매의 집에 금화 주머니를 던졌는데 그 주머니가 벽난로에 걸려 있던 양말에 들어가면서 양말에 선물을 넣는 전통이 생겼던 것이다.

    ▼산타클로스는 진짜 있을까? 우리 주변엔 비록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는 산타는 없을지라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수많은 산타클로스가 있다.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겨울을 견뎌야 하는 이들에게 연탄을 배달하고, 그들의 식탁에 김장김치를 올릴 수 있게 돕는 사람들, 그들 모두가 이 시대의 산타클로스다. “아직도 산타를 믿니?”라는 트럼프의 말에 답하고 싶다. “산타클로스는 있어요.” 사랑의 온도가 식어 가는 요즘, 그래서 산타클로스가 더 절실하다.

    김종민 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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