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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년특집] 새로운 100년, 경남이 뛴다 (상) 경남 산업구조 리셋 필요하다

고도화·국산화·신산업 육성으로 탈바꿈해야 살아남는다
내연기관, 전기·수소차 변화 대응해야
조선, LNG선 이후 유망아이템 발굴

  • 기사입력 : 2019-01-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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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해양플랜트 ‘익시스 FPSO’. /경남신문DB/


    조선, 자동차부품 등 도내 주력산업이 발주시장의 침체, 중국 등 후발국가의 추격,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뒤처져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경남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경제가 회복하려면 기존산업의 새로운 탈바꿈과 함께 고도화, 신산업 육성 등을 통해 경쟁력 있고 부가가치 높은 제품을 지향하는 산업구조의 리셋이 필요한다는 지적이다.

    ◆리셋(RESET)이란= 산업의 중핵이나 핵심에 놓인 것이 근본적인 구조가 바뀌면서 그 여파가 미칠 때 이에 맞춰 산업을 재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다 제4차산업시대를 맞아 자동화,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추세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 리셋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기업은 리셋 구조의 대응에 큰 문제가 없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시장정보가 부족하고 스스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정부는 중소기업에게 리셋 구조의 상황과 관련된 정확한 시그널과 기술·시장정보의 제공으로 업종전환이 매끄럽게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부품= 자동차시장은 내연엔진기관이 주도해왔지만 앞으로 15년을 전후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잇따라 내연기관 생산중단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연기관의 자리는 전기, 수소차 등으로 바뀌면서 이 구조의 리셋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던 각종 부품과 소재들이 불필요해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소재와 부품을 만드는 부품업체들은 새롭게 바뀌는 패러다임 속에서 새로운 업종으로 진출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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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 조립 라인에 설치된 자동센터의 모습. /경남신문DB/

    도내에서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센트랄·지엠비코리아·우수AMS(창원), 디케이락·유니크(김해) 등 일부 업체들은 이미 수소·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 부품들을 개발, 생산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영세한데다 최근 완성차업계의 부진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으로 적극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연기관 관련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학연관 협의체를 구성해 도태될 아이템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들은 미래형 자동차 업종, 품목, 기자재의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선= 대형조선의 경우 지난해 과거 호황의 70% 수주를 하면서 바닥세에서 벗어나 올해부터는 예년 100억달러 규모의 수주도 예상한다. 이는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청정에너지 수요 증가로 LNG선 발주의 증가와 함께 2020년 LNG로 연료 대체(LNG추진선)나 듀얼엔진 사용 의무화로 노후선박의 교체발주 촉진이 예상되기 때문. LNG선의 경우 당분간 한국이 기술우위를 갖고 있어 향후 2~3년은 수혜를 예상한다. 따라서 이후를 대비한 신규 수요와 미래 유망 아이템 발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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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마산회원구 진북면 제조로봇기술센터에서 만드는 스마트공장용 중소기업 보급형 로봇. /경남신문DB/

    해양플랜트는 세일오일 때문에 유가가 오르기 힘들어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측과 고유가가 되면 수혜를 받을 수 있어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 맞선다. 재설정 측은 오일채굴 위주에서 벗어나 심해의 광물자원 개발이나 해상도시(인공섬) 건설 등을, 유지 측은 해양플랜트의 엔지니어링 역량 확보와 주요 기자재에 대한 국산화 개발을 주장한다. 중형조선소는 중국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전수나 연구개발이 요구된다.

    ◆항공= 도내 항공산업은 훈련기(전투기) 중심 완제기 플랫폼으로 제한적인 내수시장을 고려할 때 수출산업으로 전환해야 하다. KAI가 항공방산의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고비용 저생산성 구조에다 기술력 부족으로 자체 경쟁력이 떨어져 항공부품기업들의 저가단가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산 플랫폼(T-50, FA 50, KT-1, 수리온 등)의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항공전자부품, LRU(현장교환품목), 보기류(각종 기계장치) 등 핵심 부품과 최신개발 민항기 기술 트렌드인 경량화(복합재, 첨단소재 적용), 고효율화(첨단 엔진), 스마트화(기내 엔터테인먼트 등) 연관 제품 국산화로 가격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무인기, PAV, MRO 등 항공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장기 마스터플랜 수립도 필요하다. 이 같은 국산화와 신성장동력은 국가 차원 컨트롤타워가 구축돼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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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에서 정비한 미 해군 H-53 헬기. /경남신문DB/

    부품기업들도 스마트공장 접목을 통해 생산성 향성과 함께 KAI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제품의 개발과 수출에 나서야 한다. 정부도 기술,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중소항공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항공사업화 지원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핵심부품 소재산업 키워야= 홍진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 의존적인 창원공단이 대기업의 사업영역 축소로 앞으로 구미산단처럼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핵심부품 소재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재산업을 내세우는 이유는 중국이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고 일본이 과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남이 다른 시도에서 따라오기 힘든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창원에 재료연구소, 진주에 세라믹기술원, 밀양에 나노융합을 결합하면 경남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4차산업시대에 거의 모든 기계에는 세라믹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세라믹기술원은 세라믹 분야에 승부를 걸어보고, 재료연구소는 그동안 간과했던 핵심부품 소재분야에 집중해 성과를 내면 기계부품 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

    홍 연구위원은 “소재분야를 긴 호흡을 갖고 10년 정도 꾸준히 밀고 나가면 앞으로 경남이 40~50년 동안 먹고살 수 있는 먹거리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남도가 두 연구기관에 지역산업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참여요청과 함께 R&D자금을 투자하면서 산학연 협력을 유도하고 이들의 연구개발 성과를 도내에서 사업화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스마트 산업 육성= 경남도가 도내 제조현장의 스마트공장 구축의 확산 등을 통해 스마트산업의 육성을 선언하고 나섰다.

    독일이 제조혁신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해외에 나갔던 기업의 유턴과 수요자의 즉각 대응을 위한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스마트공장을 추진한 것처럼 국내에서도 제조현장의 생산성 제고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경남도가 스마트공장 확산에 그치지 않고 공급기업 육성과 함께 빅데이터 시스템, 사물인터넷 센서 등 스마트공장 관련 제품들도 생산하는 스마트산업을 동시에 키운다는 계획이다.

    경남도가 국내에서 스마트산업의 선점에 나선 것은 의미가 있지만 경남을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할 수 있는 여건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SW기술, 빅데이터 처리능력, 리딩기업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남도가 스마트산업 육성을 위해선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 더욱 면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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