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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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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미리 가본 올해 말-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9-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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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이슈는 여느 해 못지않은 역대급이었다.

    지난해 일사천리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훨씬 능가하는 정치적인 일이 남북간에 벌어져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의 전직 대통령, 기업인, 유명인들의 구속에 맞먹는 일이 1년 내내 터져나오면서 구속은 그렇게 놀랄 일에 속하지도 않았다. 사연이 어떻든 몇몇은 투신으로 마무리한다. 갑질과 미투는 간간이 이어져 정치·경제의 큰 이슈 속에 약방의 감초 역할에 머문다. 물론 방탄소년단이나, 박항서 감독, 유명 연예·스포츠인 등처럼 어느 지역, 어떤 분야에서 한국을 빛낸 인물이 나와 그나마 국민에게 흥겨움을 안겨준다.

    2019년. 올해 말의 모습이다.

    지난해 깜짝 놀랄 일로 사회가 요동쳤지만 올해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한 해를 넘나드는 일이 수없이 벌어진다.

    2019년 시작과 함께 한 해의 끝을 얘기하는 것은 올해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남북문제는 올해 어떤 식으로든 결말로 치닫는다. 남과 북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일들은 좋든 싫든 국민을 혼돈 속으로 내몬다.

    아마 남북문제는 올해 가장 뜨거운 논쟁이 돼 긍·부정적 방향의 두 패로 나뉘어 살벌한 언어적 난타전도 이어진다. 주변국까지 뛰어들면서 한국은 세계적 관심사로 뜬다.

    경제는 남북문제 못지않다. 기업과 자영업자는 여유롭지 않다. 오히려 “죽겠다”는 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오며 경제의 심각성이 부각된다.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과 주 52시간 근무제로 ‘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됐지만, 노동자와 사업자 모두의 불만만 산 채 볼멘소리만 요란하다.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은 물론이고 큰 사업체를 거느린 재계에도 최저인금 인상 등으로 애로를 호소하며 분위기는 싸늘해진다.

    지난해 있었던 다양한 경제적 조치들은 올 상반기부터 서서히 나타난다. 그래서 눈치 빠른 일반인들은 어려운 생활을 예상, 허리띠를 ‘팍’ 졸라매며 소비가 자연스레 둔화된다. 소비 감소로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지만 정치인들은 이와 상관없는 일로 치고받으며 날밤을 샌다.

    미투와 갑질 비슷한 일들은 사회 전반에 퍼져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오르내리며 설전의 주인공이 돼 시끄럽다.

    결국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서 SNS 등 인터넷에는 네 편, 내 편으로 쫙 갈라져 독설이 난무하다. 독설 올림픽을 하듯 최고의 독설가들이 SNS상에 영웅이 된다.

    현 정부 측은 “지금 당장 모든 것이 어렵게 여겨지지만 이걸 참아야 바른 나라가 된다”는 설득과 함께 모든 정책을 강도 높게 밀어붙인다. 여기에 반대 측은 “아마추어 같은 소리. 너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지난해보다 더 뚜렷한 윤곽으로 대응한다.

    좌우간 올해는 대한민국의 사분오열의 정점이 된다. 남북·동서의 지역별, 좌우의 이념별, 젊은이·늙은이의 세대별로 또 쫙 쪼개진다. 정·반의 과정을 거쳐 합이 도출되면 좋겠지만 합의 시간이 얼마나 흐를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연말 대학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목불인견(目不忍見·눈 뜨고는 못 봄)을 선정했다. 올해는 이렇게 안 됐으면 좋겠다.

    전강준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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