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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남 미래 100년, 새로운 도전 시작하자

  • 기사입력 : 2019-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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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해년(己亥年) 새날이 밝았다.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대한민국은 지난 100년 국권의 상실과 치욕으로 시작했지만 망국과 전쟁의 소용돌이에 꺾이지 않고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올해는 미·중 무역전쟁,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및 불확실성 확대, 가계부채 증가, 내수 부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혹한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조업이 흔들리면서 경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전체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음도 울리고 있다.

    이같이 위기가 복합적으로 도래할 수 있다는 경고로 마음이 무겁지만, 우리 민족의 소중한 정신유산인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과거 100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을 위해 경남 도민 모두가 함께 뛰어야 한다.

    경남의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경제지표를 보면 추락하는 경남경제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경제 성장률이 1.5%로 전국에서 꼴찌를 기록했고,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도 0.9%로 최하위다. 문제는 경남의 GRDP 전국 대비 비중이 6.3%로 통계가 집계된 1985년 이후 역대 최저라는 것이다. 과거 산업화 시기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경남경제가 대책 없이 무너져가는 상황은 정말 걱정스러울 정도다. 경남의 제조업과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는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락이 그 방증이다.

    경남경제가 추락하는 이유는 제조업 강국의 산업구조가 3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지만 경남은 아직도 2차 산업혁명시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경남의 주력산업은 불황을 지나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경남이 과거와 같이 한국경제의 심장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업구조부터 리셋(Reset)해야 한다. 최소한 스마트와 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변화시켜야 지속 가능한 ‘메이드 인 경남(Made in Gyeongnam)’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전적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하고 제조업 혁신을 시도해 경남산업 생태계를 부활시켜야 한다. 올해는 경남경제 재도약의 원년이 돼야 한다.

    민주·인권·평화를 기반으로 하는 경남의 미래 100년을 위해서는 이념과 계층 간 갈등을 부추기는 대립과 분열은 종식시키고 도민 모두가 마음과 힘을 합쳐야 한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우리의 저력은 3·1운동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100년을 거울삼아 경남의 정신적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풍요롭고 품격 있는 경남, 소외된 이웃까지 포용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경남의 정신부터 재조명해야 한다.

    경남의 정신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의병활동에 참여한 유학자들의 올곧은 선비정신과 우리나라 인권운동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진주 형평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시대 대표적 성리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사상과 실천정신에서 비롯된 경남의 선비정신은 경남지역 3·1만세운동으로 나타났다. 조선시대 최하층 천민이었던 백정들이 누구나 공평하게 인간 존엄을 누리고 서로 사랑하며 사는 사회를 만들자던 형평운동정신은 선비정신과 결합돼 부정선거에 항거한 마산 3·15의거, 유신독재 체제에 맞선 부마민주항쟁 등 민주화운동으로 한국현대사의 흐름을 바꾸었다. 이러한 경남의 소중한 정신유산을 미래 세대가 계승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 100년을 돌이켜보면 민족정신이 살아 있으면 나라가 망해도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주도한 경남정신을 되살려 경남이 한국경제를 다시 견인하고 미래 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도민 모두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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