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향숙
출발이라는 설렘의 빛깔은 기쁨과 두려움이 뒤섞인 색입니다.
시 쓰기는 나의 색을 찾아가는 방법이어서 무채색인 나에게 색을 입히는 일이기에 담쟁이가 벽을 타고 오르듯 그렇게 시를 만나며 지냈습니다.
희망이라는 말이 너무 낡아서 희망이라는 말을 주저할 때가 있었습니다. 사라지는 직업이 새로 생기는 직업의 배가 넘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고유한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은 숙련의 시간 또한 사라진다는 말이 되겠지요.
누가 뭐라고 해도 저의 직업은 희망을 희망하는 일입니다. 그 희망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기쁨이 어디서 생겨났겠습니까. 아직 숙련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 쓰는 일을 묵묵히 해 나가겠습니다. 시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말이죠.
지금쯤 곶감에 흰 분粉이 내리고 있을 고향 상주에서는 구순의 낡고 낡은 엄마가 사람들과 정겹게 둘러앉아 은하계에서 퇴출된 명왕성冥王星을 뚝딱뚝딱 고치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오기까지 격려해 주신 마경덕 선생님 이종섶 선생님 이승하 교수님 윤성택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를 믿어준 남편과 신영이, 그리고 함께 공부한 문우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기회를 주신 경남신문과 심사위원님께 큰 절 올립니다.
첫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 김향숙 씨 약력△1966년 경북 상주 출생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대상 수상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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