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6일 (월)
전체메뉴

[성산칼럼] ‘임중도원(任중공업경남도遠)’, 그리고 2019년- 남재우(창원대 사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9-01-03 07:00:00
  •   
  • 메인이미지


    문재인정부 집권 3년차가 시작되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대통령 취임사 내용이 현실이 되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교수신문’은 2018년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골랐다.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문재인정부 2년차를 평가하고, 그 바람을 담았다.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정책을 이루기 위한 많은 난제를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정한 것이라 한다.

    ‘평등, 공정, 정의’가 실현되려면 척결되어야 할 적폐가 적지 않다. 양극화는 여전하다. 노동자의 삶에서 알 수 있다. 9년 만의 쌍용자동차 노조원의 복직, 삼성반도체 직업병 11년 만의 해결이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었다. 오늘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소속 조합원 2명의 고공농성이 419일째다.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이다. 12월 11일 한 해의 막바지에 ‘위험의 외주화’로 24세의 청년 하청노동자 김용균이 컨베이어벨트에 말려들어가 죽었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들의 동료들이 안전하게 늙어가는 것을 바랐다. 그래서 아들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 없이, ‘위험의 외주화방지법’ 국회 통과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노동자들에 대한 대기업 총수가의 갑질은 내내 이어졌다. 직원들이 경영진 퇴진운동을 벌였지만,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시위에도 없었던 가면시위의 등장은 노동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재벌에 대한 특혜도 여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뇌물 혐의 등에 대해 유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사회적 비리에 대한 적폐도 고쳐지지 않았다. ‘당사자 정치’를 위해 나섰던 ‘정치하는 엄마들’의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 3법’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1년이나 미루어졌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도 진행 중이다. 1월 29일 서지현 검사로부터 시작된 미투운동은 가장 아픈 사람이 가장 무거운 짐을 감당해야 하는 싸움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4월 18일 장애인들은 광화문 대로변에서 자신을 아스팔트 위에 던졌다. 불행이 아니라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등급제 폐지와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역시 마찬가지다. 퀴어들은 ‘병적인 존재’로 치부되고 있다.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퀴어 퍼레이드는 번번이 혐오세력에 의해 저지되었다.

    하지만, 가슴 벅찬 감동도 있었다.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났다. 도보다리에서 두 정상이 담소하는 모습도 지구인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문 대통령은 9월 19일 밤 평양 5·1경기장, 15만 평양군중 앞에서 연설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라는 연설 내용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었고, 손을 굳게 잡고 나아갈 수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시 찾아온 새해,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새해, 2019년은 기억하고, 기념할 일이 많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며, 부마민중항쟁 40주년이다. 기념은 오래토록 기억하기 위한 방법이다. 기념 방식은 다양하다. 지난해 드라마 한 편이 조선말 의병을 기억하게 만들었고, 감동케 했다. ‘미스터 션샤인’이다. “의병이다. 이름도 얼굴도 없이 살겠지만, 다행히 조선이 먼 훗날까지 살아남아 유구히 흐른다면 역사에 그 이름 한 줄이면 된다”라는 극 속의 대사는 ‘기념’의 방법도 일깨워 주었다.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부마항쟁은 역사 속에서 그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주 민주주의국가 수립과 맞닿아 있다. 촛불로 만들어진 문재인정부의 목표와 다를 바 없다. 국민들로 하여금 ‘나라다운 나라에서 사람답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 문재인정부의 책무다.

    남재우 (창원대 사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